머스크 ‘현피’ 제안에 저커버그도 “26일 만나자”…SNS 경쟁, 링 위로 오르나
머스크 “X 에서 생중계 할 것”
저커버그 “26일 만나자는 말에 답 없어”
위기 겪는 엑스·스레드, 두 CEO간 주짓수 싸움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메타가 엑스(옛 트위터)의 경쟁 앱인 스레드를 출시한다고 하자, 두 사람은 석달 전부터 “주짓수로 한판 붙자”는 내용의 글을 SNS에 공개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번에는 저커버그 CEO가 구체적인 날짜까지 공개한 상황이어서 실제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엑스에 글을 올려 “저크 대 머스크의 싸움이 엑스에서 생중계될 것이다”라며 “모든 수익은 참전용사를 위한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에 앞서 올린 글에 “일전을 준비하면서 종일 역기를 들고 있다”며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서 사무실에 운동 도구를 가져왔다”라고도 했다. 그는 ‘무엇을 위한 결투냐’라는 한 사용자의 질문에는 “사나이는 전쟁을 사랑한다”며 “이건 문명화된 형태의 전쟁이다”라고 답했다.
머스크 CEO의 글이 올라온지 하루만에 저커버그 CEO도 스레드에 글을 잇따라 올렸다. 그는 해당 글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공유했다. 그는 머스크 CEO가 종일 운동하고 있다고 쓴 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나는 준비됐다. 그가 처음에 싸움을 제안했을때 8월 26일에 보자고 했는데 답이 없다. (이번 만남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제안한 날짜에 머스크 CEO가 답하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머스크 CEO가 수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기부를 하고 싶다면 실제로 돈을 모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나는 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훈련하는 사람들과 계속 경쟁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들은 지난 6월경 부터 서로를 도발하는 글을 SNS에 올려왔다. 두 사람의 설전은 메타가 스레드를 출시한다고 밝히자 머스크 CEO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는 글을 적으면서 시작됐다. 한 이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 CEO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이에 저커버그 CEO가 발끈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라. 한판 붙을 장소를 정해라”라고 했고, 머스크 CEO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에서 만나자”라고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지금까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저커버그 CEO가 자신이 제안했던 날짜를 공개한 만큼 실제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SNS에서 설전을 이어가는 것은 두 앱이 각각의 이유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엑스와 스레드의 흥행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차원이라는 것이다.
엑스는 지난해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플랫폼 내 혐오 표현이 증가하자 광고 수익이 절반으로 급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광고 매출이 거의 50% 줄어든 데 더해 심한 채무 부담으로 현금 흐름이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5일에는 “엑스에 뭔가를 올리거나 좋아요를 달았다고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법적 비용을 무제한으로 대주겠다”라고 했다. 광고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용자가 스레드로 옮겨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스레드는 지난달 메타가 야심차게 내놓으며 가입자가 5일만에 1억 명을 돌파했으나 그 이후 이용자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레드의 일일 활성사용자(DAU) 수는 지난 7월 31일 기준, 출시일(6일) 대비 82% 감소했다. DAU 수는 출시 다음날 440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현재는 매일 800만명의 사용자만 앱에 접속하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출시 당일 스레드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14번 앱을 열었고, 19분 동안 스크롤했다. 그러나 지난 1일 기준 사용자들은 스레드를 하루 평균 2.6회 열었고, 사용 시간은 2.9분으로 줄었다. 이에 저커버그 CEO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새 기능이 도입될 것”이라며 “스레드에서 검색을 할 수 있고, 웹에서도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새 커뮤니티(스레드)는 장기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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