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타투'에 지하철서 비명 지른 팬···9호선 대피 소동 전말은

6일 오후에 진행된 슈가의 위버스 라이브 방송 캡처 / 사진=위버스

[서울경제]

지난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접수된 신고는 방탄소년단 슈가의 팬들의 고성 때문에 발생한 단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오후 8시 36분께 서울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돼 승객들이 대피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포공항역 방향으로 달리던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20여 건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긴급 투입돼 승객을 대피시키고 현장을 점검했으나, 흉기를 든 사람이나 가스 누출 등의 위험 요인은 없었다. 현장에서는 급하게 대피하던 승객 중 6명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이 정리된 뒤 열차는 운행을 재개했다.

대피 소동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당시, SNS에서는 신논현역에 생화학 및 흉기 테러범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SNS에 "신논현역 급행에서 열차가 멈추고, 경찰들이 테이저건 들고 4~50명 돌아다니면서 열차 안에 사람들 괜찮냐고 계속 물어보고, 10분 넘게 정차하더니, 갑자기 소방관들 마스크 쓰고 내려와서 사람들 다 내리라고 해서 사람들 입 막고 뛰어 올라왔다"며 소방관이 출동한 현장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슈가 라이브 방송 및 현장 사진. / 사진=X(구 트위터)

그러나 이는 급행열차를 탄 방탄소년단 슈가의 팬들로 인한 소동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후 5시경 송파구 KSPO DOME에서는 슈가의 공연이 있었는데, 이 공연을 보고 귀가하던 일부 외국인 팬은 열차에서 슈가의 위버스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었다. 슈가는 방송에서 자신의 타투를 공개했고, 흥분한 일부 팬들은 열차 내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에 깜짝 놀란 승객들은 최근 다수 벌어지고 있는 흉기 난동 사건을 떠올리며 패닉에 빠졌고, 신고하며 대피하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SNS에 "(해당 팬과) 같은 칸에 타고 있었다. 상황은 그냥 외국인이 아이돌 라이브 보다가 신나서 소리 지른 것을 사람들이 오해해서 도망치고 신고한 게 부풀려진 게 맞다"고 증언했다. 다른 누리꾼도 "제 옆에 외국인 분들이 영상 보다가 소리 질렀는데, 지하철 안이 복잡한 터라 사람들이 오해하고 도망친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이 올린 현장 사진에는 열차 내에 신발, 우산, 쓰레기 등이 열차에 나뒹굴고 있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최근 다수 발생 중인 흉기 사건을 언급하며 "제발 지하철에서 소리 지르지 말아달라. 너무 무섭다" 등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