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보다 더 나은 곳" 비행기 안타고 200여개국 여행한 남성[피플in포커스]

김예슬 기자 2023. 8. 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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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지 않고 10년간 전 세계 200여 개국을 여행한 덴마크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월10일 여행을 시작한 톨비요른 페데르센(44)은 지난달 26일 덴마크 동부 해안 오르후스 항구를 밟았다.

당초 페데르센은 203개국을 여행하는 데 4년이 걸릴 것으로 봤지만, 막상 발을 떼자 여행 기간은 늘어만 갔다.

그러나 페데르센은 자신의 여행에서 중요한 건 이런 숫자들이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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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업 재직 경력 살려 컨테이너선 이용…총 203국 여행
비자 문제로 여행 기간 늘어…코로나로 홍콩에 2년 발 묶여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친구들과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덴마크 동부 해안 오르후스 항구에 도착한 톨비요른 페데르센.(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비행기를 타지 않고 10년간 전 세계 200여 개국을 여행한 덴마크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월10일 여행을 시작한 톨비요른 페데르센(44)은 지난달 26일 덴마크 동부 해안 오르후스 항구를 밟았다. 203번째 여행 국가인 몰디브를 마지막으로 여행을 끝낸 뒤였다.

페데르센은 기차, 택시, 버스, 차량 공유 서비스, 페리 등을 이용해 전 세계를 횡단했다. 특히 운송 및 물류 분야에 몸을 담았던 전력이 그의 여행을 도왔다. 그는 민간 항로가 개통되지 않은 경로를 이동하기 위해 각종 화물 회사와 협력해 컨테이너선에 몸을 실었다.

페데르센은 "갑자기 컨테이너선에 나타나서 탑승할 수는 없다"며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작업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페데르센은 203개국을 여행하는 데 4년이 걸릴 것으로 봤지만, 막상 발을 떼자 여행 기간은 늘어만 갔다. 주된 문제는 비자였다. 적도에 있는 기니의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4개월이 걸렸고, 시리아, 이란, 나우루, 앙골라 등 국가들도 비자를 받기 쉽지 않았다.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이란 비자를 얻는 데는 3주, 시리아 비자를 획득하는 데는 거의 3개월이 걸렸다.

몽골 국경에서 중국 비자를 취득한 다음 파키스탄으로 향할 생각이었지만, 중국 비자를 받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미리 받아둔 파키스탄 비자가 막 만료되려던 참이었다. 페데르센은 중국을 들르지 않고 몽골에서 파키스탄에 가기 위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을 거치며 7500마일(1만2000㎞)을 돌아가야 했다.

가나에서는 뇌성 말라리아를 겪었고, 아이슬란드에서 캐나다까지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격렬한 폭풍우에서 살아남았다.

페데르센이 이동 수단으로 이용했던 머스크의 컨테이너선.(인스타그램 갈무리).

페데르센을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다름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였다. 당시 목표했던 여행 국가 중 9개국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홍콩에 발이 묶였다.

그는 "홍콩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에 최악의 시간이자 최고의 시간이었다"며 "9개국을 방문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지 결정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 삶의 얼마를 이 프로젝트에 바칠 것인지 내 자신에게 물어봐야 했다"며 "하지만 세상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홍콩에서 생활도 하고, 특별한 인연도 많이 맺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5일, 페데르센은 마침내 홍콩을 떠나 팔라우로 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탓에 각국 정부에 '간청'에 가까운 부탁을 해야만 했다.

페데르센은 "통가의 경우 보건부, 해군, 군과 연락을 취했지만, 총리는 계속해서 입국을 반대했다"며 "어느 날 밤 총리가 나를 들여보내라고 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총 3576일간의 여행 동안 그가 이용한 교통수단은 컨테이너선 37대, 기차 158대, 버스 351대, 택시 219대, 보트 33대, 인력거 43대 등이다. 이동 거리는 22만3000마일(35만8800㎞). 지구 9바퀴를 도는 것과 맞먹는 거리다.

그러나 페데르센은 자신의 여행에서 중요한 건 이런 숫자들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낯선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친구'라는 모토로 여정을 떠났고, 이 문장이 사실이라는 점을 몇 번이나 깨달았다"며 나는 여행 동안 아주 많은 낯선 이들의 집에 머물렀고, 분쟁 지역과 바이러스가 발병한 나라 등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무사히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은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거나 세상은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 보는 것보다 더 나은 곳이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페데르센은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캐나다 영화 제작자 마이크 더글러스와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여행에 대한 책도 펴낼 계획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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