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李영장-돈봉투 ‘위기의 8월’…민주당의 카드는? [이런정치]

2023. 8. 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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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쌍방울·백현동 영장청구 전망
‘돈봉투 19명’ 무더기 소환 외풍 부나
김은경 논란, 혁신위 조기종료 결단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더불어민주당의 ‘8월 위기설’이 본격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쌍방울 대북송금 및 백현동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가시화되고 있고, 윤관석 의원 구속 이후 민주당 의원 19명의 ‘돈봉투’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빨라지면서 당이 내내 외풍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아울러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과 파생된 ‘사생활’ 공방까지 첩첩산중이다. 이 대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당 관리’가 도마에 오를 경우 거취론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휴가 기간 중 당내 ‘노인 폄하’ 논란 등 현안에 대한 침묵을 이어갔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이 그를 8월16일 전 비회기에 소환조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감행할 것이라는 ‘8월 영장설’을 예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을 것으로 봤다.

이 대표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고리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혐의 재판도 8일 재개된다. 앞서 이 전 부지사가 최근 검찰에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사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사가 이 대표에 불리한 판세로 뒤집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전 지사가 이날 재판에서 이 같은 진술을 재확인할 경우, 이 대표를 겨냥한 ‘제3자 뇌물죄’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검찰이 비회기 중 영장을 청구하고,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로 직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 전 부지사 재판이 한 차례 지연되면서 국회가 열린 8월 중순 이후 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형식상 영장청구 전 한 차례 이 대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된다고 해도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이 대표 의중을 따른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이미 불체포권리를 내려놓겠다고 천명했고 그 원칙은 굉장히 중요하다”다고 말했다. 다만 정기국회 중 영장이 청구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제로 답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답변을 미루겠다”고 거리를 두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돈봉투’ 의혹도 첩첩산중이다. 윤관석 의원이 지난주 결국 구속이 된 가운데, 영장실질심사에서 돈봉투를 수수했다는 민주당 의원 19명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무더기 소환조사 및 영장 청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에서는 정면돌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윤 의원이 구속이 됐다는 것은 돈 봉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법원에 의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것이고, 돈봉투가 전달됐다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검찰이 지금처럼과 같이 언론플레이가 아닌, 물증을 통한 사실관계 입증을 한다고 전제한다면 공천 문제 등에 있어서 당이 원칙대로 정면돌파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과 뒤따른 “18년간 시부모를 모셨다”는 발언에 대한 진실 공방도 점입가경이다. 논란의 중심이 된 혁신위는 결국 ‘조기 종료’ 가닥을 잡았다. 혁신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은 맞다”면서 “8일 대의원제 개편에 대한 쇄신안 발표부터 속도감 있게 혁신 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키’를 쥔 이재명 대표가 혁신위 조기 종료 결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의원제 개편은 그동안 친명(친이재명)계 및 이른바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 그리고 비명(비이재명)계 사이 첨예한 갈등을 예고했던 사안이라 혁신위 발표로 ‘계파 전면전’이 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의원제 개편에 상당한 의지가 있는 만큼 혁신위 발표에 무언의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갈등이 극으로 치닫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 면담 후 노인폄하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 [연합]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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