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꿈꿨던 ‘다이내믹 트리오’가 현실로… 선수들도 신난다, 상대팀은 공포에 떤다

김태우 기자 2023. 8. 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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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대활약을 펼치며 팀 공격의 돌격대장이 된 박찬호 ⓒKIA타이거즈
▲ 리드오프로 팀 타선의 역동성을 이끌고 있는 최원준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팬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그렸던 그림 하나는 타선의 역동성이었다. 지난해 나성범의 영입,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무난한 적응으로 장타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그러나 팀 전반적으로 주력의 역동성은 부족했다. 득점을 만들어내는 루트 자체는 한정되어 있었다. 어쨌든 쳐야 했다. 하지만 매일 방망이가 불타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뛸 수 있는, 그것도 폭발적인 주력을 갖춘 선수들이 한곳에 모였다. 장타와는 또 다른 맛의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양한 상황에서 나오는 작전과 점수를 짜내는 야구도 기대할 만했다. 궁극적으로는 장타와 기동력이 어우러진, 진정한 ‘핵타선’의 완성을 기대하는 시선이 커졌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박찬호(28),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6월 전역이 예정되어 있었던 최원준(26),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내 야수 최대어로 뽑힌 걸출한 재능 김도영(20)이 그 기대감을 키우는 ‘육상부 트리오’였다. 세 선수는 리그 최정상급의 주력을 자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박찬호 최원준은 각각 40도루 경력이 있는 선수다. 김도영 또한 폭발적인 주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래의 40도루 선수다.

그러나 이 ‘다이내믹 트리오’의 시동이 예상보다 늦게 걸렸다. 시작부터 꼬였다. 김도영이 개막 시리즈에서 발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시즌 2경기를 뛴 뒤 3개월 가까운 재활 스케줄을 받아들였다. 최원준은 전역 후 한동안 고전했다. 올 시즌 초반 어깨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운동량을 가져가지 못한 여파가 있었다. 심지어 이 트리오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줘야 할 맏형 박찬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팬들의 애를 태웠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몇 년간 꾸준히 경기에 나선 박찬호는 그간 좋은 수비수, 좋은 주자라는 평가와 별개로 공격에서의 득점 생산력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격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 지난해 130경기에서 기록한 타율(.272)은 경력 최고였다.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타격이 너무 널뛰기였다. 시즌 첫 80타석 타율은 0.181에 불과했다. 주자는 출루를 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박찬호는 그 기회가 너무 부족했다. 5월 21경기에서 타율 0.381의 대활약을 펼치며 안정 궤도에 오르는 듯 했으나 6월 23경기에서는 타율 0.218로 다시 내리막을 탔다. 특히 6월 일정에서는 공격 부진과 더불어 장점인 수비에서도 잦은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력 저하가 눈에 들어왔다.

▲ 펀치력을 갖춘 김도영은 육상부 라인에서 가장 이상적인 최종 주자다 ⓒKIA타이거즈
▲ 후반기 가장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인 박찬호 ⓒKIA타이거즈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원래 기대치대로 세 명의 다이내믹 트리오가 경기장을 휘젓고 있다. 김도영이 돌아오고, 최원준이 살아남과 동시에 박찬호가 후반기 들어 대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9번 박찬호, 1번 최원준, 2번 김도영까지 세 명의 선수가 활발하게 출루하고 서로를 불러들이면서 꼭 중심타선이 아니더라도 득점할 수 있는 루트가 생겼다. KIA가 최근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타순과 별개로 세 선수를 붙여놓는 전략을 쓰고 있다. 5일과 6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일부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자 1번 최원준, 2번 박찬호, 3번 김도영 타순을 꺼내들기도 했다. 중간에 걸음이 느린 선수들이 끼어 있으면 선행주자를 추월하지 못하는 야구의 특성상 폭발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붙여 놓으면 효과가 배가된다. 단순히 똑딱이들이 아닌, 언제든지 2루타 이상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선수들끼리도 신이 날 정도다. 앞과 뒤의 주자들이 모두 빠르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최원준은 “되게 재밌는 것 같다. 앞에 찬호형이 있고, 뒤에 도영이가 있다. 세 명 모두 뛸 수 있는 주자고 상대 배터리를 분명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이 재밌다”면서 “많이 뛰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게 강팀의 조건이다. 우리 팀이 강팀이라는 것을 조금씩 증명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세 선수의 후반기 활약은 너나 할 것 없이 좋다. 특히 맏형인 박찬호의 대활약이 눈에 들어온다. 콘택트에 초점을 맞춘 타격으로 기회를 만들고, 배터리를 괴롭히고, 그리고 단타 하나에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력으로 팀의 역동적인 야구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박찬호는 후반기 들어 타율 0.349, 출루율 0.442, 장타율 0.512, OPS(출루율+장타율) 0.954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완연하게 살아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최원준 또한 2루타 이상의 장타를 펑펑 치면서 OPS 0.871을 기록 중이고, 김도영도 후반기 3할에 가까운 타율(.296)로 힘을 내고 있다. 김도영이 도루 4개, 최원준이 3개를 성공시키며 상대 배터리를 압박하는 것은 덤이다. 더 무서운 건 이들의 뒤에 후반기 OPS 1.177을 기록 중인 나성범이 있다는 것. KIA 팬들이 기대했던 그 타선이 ‘다이내믹 트리오’의 정상 가동과 함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KIA 최원준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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