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 구교환 분량이 적어졌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3. 8. 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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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시즌1에 비해 우연의 남발이다?
2. 황장수(신승호) 조석봉(조현철) 재등장, 의도는?
3. 국가적 배상, 현실에선 불가능한 판타지일까?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 정해인(왼쪽)과 구교환. 사진제공|넷플릭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즌1에 이어 군 문화에 대한 심도가 깊어졌다는 반면, 주인공인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의 분량이 적어져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덜해졌다는 평도 있었다.

“시청자의 감상을 제가 가타부타할 순 없어요. 그건 제 부족함이니까요. 그럼에도 시즌2의 제작 의도를 말하자면, 이런 거예요. 시즌1에서 ‘조석봉’(조현철) 사건을 겪었던 인물들이 이전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탈영병들을 잡으러다닐 순 없을 것 같았어요. 20대 초반 청년들이 누군가 죽기 직전까지 가는 사건들을 목도한 뒤 예전처럼 지낼 수 있었을까. 전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다시금 노력하는 모습들도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시즌1에서 상처받은 인물들에게 책임감을 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D.P.’ 시즌2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작품에 관한 쟁점 세가지에 대해 성실하게 답했다.

‘D.P.’ 시즌2에 출연한 고경표.



■쟁점1. 시즌1에 비해 작위적이다?

시즌2에서는 김루리(문상훈) 총기난사사건 이후 이를 은폐하려는 국가와 밝혀내려는 ‘D.P.’ 준호, 호열, 그리고 범구(김성균), 지섭(손석구)의 활약을 그린다. 이야기는 커졌지만, 시즌1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우연처럼 대거 등장하면서 너무 작위적이지 않냐는 지적도 있었다.

“제가 시즌제를 안 해봐서 그럴 수도 있어요. 이야기가 확장되어 너무 힘들긴 했고요. 이 이야기는 사과와 책임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박성우(고경표)를 재등장시킨 것도 안준호가 매듭을 짓지 못한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안준호 또한 박성우를 폭행한 거고, 그 또한 박성우에게는 가해자니까요. ‘안준호는 때릴 만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D.P.’는 누군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안준호도 사과해야 할 것 같았어요. 사과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얘기할 수 없는 인물이 될 거라는 생각에 다시 등장시킨거고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그런 식으로 매듭을 잘 짓고 싶었어요.”

조석봉 역의 조현철.



■쟁점2. 황장수·조석봉과 마주친 엔딩, 의도는?

황장수와 조석봉이 등장하는 마지막회에선 짙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부대로 돌아가는 ‘준호’가 창밖에 서서 친구들과 환하게 웃는 ‘황장수’를 발견하는 장면은 특히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제 경험이기도 해요. 부대 밖에서 우연히 부대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사람이 내무반에서 어땠는지, 사회 밖에선 아무도 모를텐데 황장수 표정 또한 그런 많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 순간들을 마주했을 때 생기는 복합적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단순히 가해자도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조석봉처럼 모두가 안고 있는 상흔들을 저마다 어떻게 극복해나가면서 살아가는지를 그리고 싶었죠. 아마 보는 사람들 중에서도 남들은 모를지언정 스스로 뜨끔한 이들도 있을 거로 생각해요.”

‘D.P.’ 시즌2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



■쟁점3. 김루리 총기난사사건에 대한 국가적 배상 부분 승소, 가능할까

시즌2는 ‘김루리 총기난사사건’을 두고 국가적 배상을 요구하는 자들과 이를 은폐하려는 이들의 싸움을 그린다. 현실과 다르게 긍정적인 엔딩을 이끌어내면서 희망을 안겨주고자 한다.

“최근에도 군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국가적 배상 재판이 진행됐고, 현실에선 국가의 과실이라고 전혀 인정되지 않았어요. 아마 그런 사건이 꽤 많이 있었을 텐데, 제가 알기론 인정된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조직의 논리로 인해 국가의 과실로 인정하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D.P.’ 전 시즌 12개 에피소드는 모두 개인이 몸부림치면서 나아가는 터라 판타지 같은 결말이지만 한번쯤은 이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금 더 극적인 결말이었지만 그래야만 무력했던 시즌1의 엔딩에서 반걸음이라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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