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아이브가 볼모? '잼버리' 수습 K팝 할아버지 와도 안돼 [Oh!쎈 초점]

연휘선 2023. 8.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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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방탄소년단(BTS)이나 최초 출연자 명단에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변경된 날짜에 직면한 아이브까지 다 동원한다고 해도 '새만금 잼버리'가 비판을 피할 수 있을까. 면피를 위해 K팝씬을 이용하는 잼버리 주최 측을 향해 더 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일 오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약칭 새만금 잼버리)' 행사로 예정됐던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이하 잼버리 K팝 콘서트)'가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당초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이날 오후 8시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치러지기로 했는데, 행사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해당 공연이 1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최근 새만금에서는 '새만금 잼버리'가 한창이다.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에 한번씩 치르는 전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다. 국내에서는 1991년 강원도 고성군에서 치러진 데 이어 32년 만에 진행돼 큰 기대를 모았다.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이에 참여하는 170여 개 국가 청소년들에게 K팝으로 소통할 기회를 선사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그러나 '새만금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며 전체 행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원인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과 주최 측의 미숙한 준비, 열악한 행사 상황이 꼽혔다. 일각에서는 잼버리 자체가 야영 체험을 통한 생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고, '새만금 잼버리'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100만원대, 해외에서 올 경우 항공료까지 부담해 7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참가비를 내고 온 청소년들이 온열질환에 쓰러지는 상황은 분명 이례적이었다. 이에 국제적 망신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며 해당 행사를 향한 국내외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잼버리 K팝 콘서트' 진행에 대해서도 반발이 생겼던 상황. 행사 당일 갑작스러운 연기가 발표된 것이다. 이를 두고 행사 연기가 아닌 취소라는 보도까지 등장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다만 공연 주관 방송사인 KBS 관계자는 OSEN에 "취소가 아닌 연기"라고 말했고,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공연 외에는 논의 중"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아꼈다. 

공연 날짜가 갑작스럽게 바뀐 만큼 출연진 변동도 불가피해졌다. 당장 '잼버리 K팝 콘서트' 출연자 중 인기 아이돌 그룹인 아이브, 엔믹스 등의 거취가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바뀐 공연에는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다는 소문까지 확산됐다. 이와 관련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긍정도 부정도 아닌 유보적인 답변을 내놔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경우 짧게도 몇 주, 길게는 수개월 치 스케줄이 빼곡하게 정리돼 운영된다. 불과 일주일도 남지 않은 변경된 '잼버리 K팝 콘서트'의 일정을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상황. 11일이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가 방송하는 금요일이라는 점에서 '뮤직뱅크' 출연자로 변경된 라인업을 갈음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와 더불어 아이브, 엔믹스, 방탄소년단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을 볼모 삼아 '잼버리' 자체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환기시키려는 듯한 시도가 오히려 K팝 팬덤의 거센 반발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K팝 콘서트는 부수적인 행사일 뿐이다. 애초에 행사 목적인 야영 체험에 있어 K팝은 행사 장소가 한국이라는 데에서만 매력적인 요소일 뿐 야영과 생존 어느 것에도 깊은 연관을 짓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팝 콘서트 기획으로 비판받는 행사를 무마할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극약처방이 더욱 개탄을 자아낸다.

아무리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아이브나 엔믹스 등 현재 K팝 4세대를 대표하는 아이돌들이 다 뛰쳐나온다고 해도 이미 국제적 망신살이 뻗친 잼버리를 수습할 수 있을까. 마치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아이돌들을 볼모 삼아 팬덤의 영향력을 행사에 덧씌우는 꼴이다. 어떤 인기 절정의 K팝, 아니 K팝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될 일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행보가 씁쓸함을 더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빅히트 뮤직,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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