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부실시공·묻지마 범죄…일 터져야 반짝 일하는 ‘뒷북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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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무량판 아파트 부실 시공, 묻지마 흉기난동. 임기 말을 맞은 21대 국회에서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대책 입법이 숙제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8월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국회가 또 다시 '뒷북 심사'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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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심사보다 발의 급급”…여야 정쟁에 심사관례도 무시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무량판 아파트 부실 시공, 묻지마 흉기난동…. 임기 말을 맞은 21대 국회에서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대책 입법이 숙제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8월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국회가 또 다시 ‘뒷북 심사’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거론되는 법안 대부분이 뒷전으로 밀려 방치됐던 법안들이기 때문이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치권에선 최근 연이어 발생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책 법안이 주목받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11월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할 목적으로 폭행·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죄형의 2배까지 가중해 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이듬해 2월 법제사법위에 상정됐지만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21년 묻지마 범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에 대한 가중 처벌 조항을 담은 특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계류 중이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같은해 묻지마 범죄와 관련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주목받은 교권 회복 관련법도 교육위에서 잠자고 있었다. 정부·여당의 주요 대책 가운데 교권 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내용은 2022년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다. 국회 교육위는 오는 17일에야 관련법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면서 불거진 부실 시공 문제 역시 작년 1월 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관련 대책입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시공·감리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취지의 ‘건설산업기본법’, ‘주택법’ 개정안들이 2022년 다수 발의됐지만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수해 대책으로 국회를 통과한 하천법 개정안도 2021~2022년 발의된 법안들을 뒤늦게 처리한 것이다.
국회의 ‘뒷북 심사’가 반복되는 이유를 놓고선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법안 발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어느 순간부터 시민단체들이 법안 발의 건수를 기준으로 의원들을 평가하고, 그 수가 적으면 ‘일 안하는 의원’이란 딱지를 붙이기 시작했다”며 “법안을 발의하는 데만 급급하고, 심사는 나몰라라 하는 행태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21대 국회에서 의원발의안 수는 역대 최고치인 2만1000여개다. 지나친 정쟁도 법안 발목을 잡는 요소다. 여야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선입선출(먼저 상정된 법안을 먼저 심사) 등 심사 관례까지 무시하게 된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이뤄질 후속 입법 전망은 밝지 않다. 한 상임위 관계자는 “8월은 주로 결산을 다루고, 10월부터는 국정감사와 예산 논의가 이뤄진다. 그 이후는 총선 정국”이라며 “9월 정기국회가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지표를 세워 의원들을 평가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3선 의원 출신인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 평가인덱스’를 제안하면서 “적어도 대통령부터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국회의원 이 정도는 (평가를) 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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