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초보’ 찾아 밀착 컨설팅… 7년간 기업 2만8900곳 판로 넓혔다
온오프 상담회·바이어 연결 등
12개 지방지원단서 맞춤서비스
3KH, 매출 1년 사이 3.5배로
온쿡컴퍼니는 2만→10만 달러
참여 기업 3년동안 25% 늘어
“막막한 세계시장 진출 큰 도움”
K-팝 앨범과 K-굿즈 등을 판매하는 중소기업 쓰리케이에이치(3KH)는 한류 열풍 확산을 기회로 삼아 해외 진출을 희망했다. 그러나 수출 초보 기업이라는 한계로 인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미국, 중남미, 유럽 등은 거리나 시차는 물론 자체적으로 현지 정보를 파악하는 게 불가능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았다. 애를 먹던 쓰리케이에이치는 코트라의 수출 지원 사업인 ‘이동 코트라’를 알게 됐고, 지난해 참여 신청을 해 코트라 전문위원으로부터 본격적인 컨설팅을 받았다.
내수기업 수출 기업화 사업, 지사화 사업, 온·오프라인 수출상담회, 사업파트너 연결지원 서비스 등에 참가해 바이어를 발굴하고 수출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 쓰리케이에이치는 2021년 32만 달러(약 4억1600만 원)였던 수출액이 지난해 145만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도 5월 현재까지 5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쓰리케이에이치는 지난 5월 파리에서 열린 ‘코리아 엑스포’에 참가해 유럽 신규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찬 쓰리케이에이치 이사는 “해외시장 진출이 막막한 상황에서 코트라 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아 주력 상품군을 목표시장별로 분류하고, 한류와 연계한 홍보·마케팅 전략 확보 등을 수립할 수 있었다”며 “정확한 고객 니즈 파악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파트너를 확보한 덕분에 향후 다양한 제품들을 대량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는 “이동 코트라는 쓰리케이에이치가 기존 내수기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출중심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한류 콘텐츠를 해외에 소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코트라와 함께 한국 수출 확대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성장 달성을 위해 전 산업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코트라가 수출 기업들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출 초기 진입 장벽에 막혀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지방 중소중견기업들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 코트라 사업이 산업의 뿌리 단계에서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서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하겠다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우리 기업의 해외 비즈니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해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일상회복과 글로벌 무역 정상화에 따라 중소중견기업들의 이동 코트라 이용 건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20년 3659건이었던 이동 코트라 서비스 지원 건수는 올해(추정치) 4510건으로 23.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참가기업 수도 3095개 사에서 3878개 사로 25.30% 늘었다. 2016년 시작된 이동 코트라 사업은 올해까지 누적 지원 3만5051건, 참가기업 2만8975개 사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동 코트라는 수출 준비 단계 또는 수출 과정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코트라가 수출전문위원을 직접 파견해 현장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본사와 12개 지방지원단에서 이동 코트라를 운영하고 있고, 총 17명의 전담인력이 배치돼 있다. 수출전문위원은 코트라와 수출 유관기관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해외시장 정보, 바이어 발굴 방안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 신규 거래선 발굴 상담, 타깃 시장 추천 및 현지시장 정보 안내, 계약서 및 신용장 검토 안내, 통관절차 안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보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은 이동 코트라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수출 계약 성공사례도 만들어내고 있다. 밀키트 기업 온쿡컴퍼니㈜는 코로나19 기간 미국에서 한류와 함께 K-푸드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 2월 이동 코트라에 지원을 요청해 수출 물량 확대를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2만 달러에 그쳤던 수출액이 올해는 10만 달러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김민이 온쿡컴퍼니㈜ 대표는 “수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에 이동 코트라의 능동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유압 고무호스용 니플류를 만드는 ㈜한솔테크는 호주·뉴질랜드 신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이동 코트라 사업에 참여했고 37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김재석 ㈜한솔테크 이사는 “다년간 일본으로만 수출을 해왔는데 지난해 신시장 개척 경험을 발판 삼아 유럽, 미주 지역으로 거래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춘우 코트라 중소중견기업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출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 관련 업계에서 30여 년간 경험을 축적한 퇴직무역전문가 출신 수출전문위원들이 수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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