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명에 AI가 초개인화 마케팅 했더니…비용 23% 절감돼”[KB국민카드 인터뷰]
인공지능 마케팅 시스템 ‘에임즈(AIMs)’로
비용절감·수익성 둘 다 잡아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최근 카드 고객들은 카드사가 보내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란다. 각자에 딱 맞는 맞춤형 이벤트 소식을 받아보기 때문이다. ‘내가 학부모인 걸 어떻게 알고 학원비를 할인해주지?’ 와 같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카드사의 마케팅이 변화하고 있는 탓이다. 예전에는 회사 중심의 이벤트 문자를 남발했다면, 이제는 고객 중심의 초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건 다름아닌 인공지능(AI)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월부터 업권 최초로 ‘AI 마케팅 시스템(이하 AIMs)’을 업무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AIMs를 이용하면 인공지능 모델 결과에 기반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최적의 고객군을 한정(타겟팅)하고, 맞춤 오퍼를 제공하며 접촉 시점 개인화까지 가능하다. 이를테면 월 이용금액이 10만원인 고객에겐 이벤트 조건으로 30만원을, 80만원을 쓰는 고객에겐 100만원을 제시하는 식이다. 이미 타겟 마케팅 전체 업무의 30%를 AIMs가 담당하고 있다.
약 2000만명의 KB국민카드 소지자 중 마케팅에 동의한 이들은 80%인 1600만명. 이들에게 초개인화된 AIMs를 적용한 결과 우선 1인당 카드 이용금액이 최대 25% 증가했다. 각 이벤트에 대한 접촉 시점까지 개인화한 결과 반응률은 1.4~3.9배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기존 동일 유형 마케팅 대비 비용 절감률은 23%에 달한다. 수익성과 비용 효율화를 모두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AIMs의 기획, 탄생, 응용까지 담당하고 있는 박대건 KB국민카드 AI혁신부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마케팅 자동화(MA)에 대한 콘셉트나 솔루션은 많이 있었지만 고객 개개인에 대한 선호 맞춤 콘텐츠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후 오퍼 지급 정산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은 AIMs가 업권 내 최초”라며 “이 방식에 대해 특허출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IMs의 시작은 알고리즘 개발이었다. 박 부장은 “각 고객의 소비 유형이 모두 달라 이를 일일이 분석해야 하는 사내 마케터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며 “3년 전 초개인화 알고리즘 개발 사업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고객 한 명 한 명에 다른 내용의 마케팅 조건 및 오퍼를 제공하기 위한 절차를 시스템으로 자동화하지 않으면 ‘개인화 마케팅’의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AIMs는 이후 1년간의 구축사업을 거쳐 올 초 오픈했다.
AIMs를 활용하는 현업 마케터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부장은 “마케터들은 사용하기 많이 편해졌고 성과도 높일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한다”며 “다만 고객들이 받아 보는 행사 문자의 내용이 모두 다르다 보니 관련한 고객 응대 과정에서 꼼꼼하고 신중하게 응대해야 한다는 리스크는 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일한 유형의 마케팅 단순 작업을 AI가 담당해주니, 직원은 보다 창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일정 범주 내에서의 마케팅 수행을 ‘AI 마케터’가 진행하고 있을 때 ‘사람 마케터’는 한 차원 위에서의 큰 그림을 보며 고객 만족을 위한 고민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가 AIMs를 활용하기 시작하자 다른 카드사들의 AI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처음 AIMs를 오픈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카드사들로부터 인공지능 마케팅 시스템의 구현 방법 등 각종 질문을 받았다는 게 박 부장 설명이다.
최근 국내 카드사들은 장기적인 ‘실적 먹구름’에 맞닥뜨린 상태다. 리오프닝(일상재개) 효과로 상반기 카드 사용액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고금리로 조달 비용이 급증한 데다 건전성 확보를 위해 충당금도 더 쌓아야 하는 등 카드사 업권이 처한 암흑기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이에 비용 절감과 수익성 증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KB국민카드의 AIMs에 관심을 가진 건 카드사뿐이 아니다. KB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 역시 AI로 자동화된 KB국민카드의 초개인화 마케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 부장은 “각 계열사의 디지털 관련 임원들과 개인화 마케팅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됐었다”며 “은행과 증권사, 손해보험 등 전체 계열사에도 공유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전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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