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협박으로 조짐?"...전주성의 이유 있는 분노[오!쎈 전주]

고성환 2023. 8. 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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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OSEN=전주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OSEN=전주, 고성환 기자] "관영씨 협조? '협'박으로 '조'짐?"

아무 잘못 없이 안방을 빼앗기게 된 전북 현대 팬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전북 현대는 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 40점을 만들며 FC서울(승점 38)과 광주FC(승점 37)를 제치고 3위로 점프했다. 동시에 홈 9연승이자 인천 상대 홈 12경기 무패 행진(8승 4무)을 질주했다. 반면 인천은 4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승점 33점으로 8위 자리를 지켰다.

승부와 별개로 예기치 못하게 날아든 비보가 논란을 빚었다. 전북은 킥오프를 약 1시간 앞두고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공연행사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며 "따라서 다음 주 진행 예정이었던 홈 2경기에 대한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경기 일정 변경으로 팬분들께 혼선을 드려 양해를 구한다. 경기와 관련하여 세부 사항이 결정되는 즉시 안내해 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사진] 전북 현대 소셜 미디어.

새만금 잼버리 불똥이 제대로 튀었다.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연전을 앞두고 있었다. 오는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 1차전을 치른 뒤 12일에도 수원 삼성과 K리그1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경기 일정이 변경됐다.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6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기됐던 잼버리 K팝 공연을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 새만금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려야 했지만, 폭염과 안전사고 우려로 연기된 공연을 축구장에서 열겠다는 이야기다.

박 장관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은 42000명이며, 관중석 88%에 지붕이 설치돼 있다"라며 "새만금에서 이동 시간은 대략 50분 정도"라고 일정과 장소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김 도지사 역시 "K팝 공연을 전후해 전북현대 축구단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다른 구장으로 옮기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K팝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모든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 전주월드컵경기장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 구단은 이날 오후 2시에 해당 사실을 전달받았다. 전북은 급한 대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와 연락하며 일정 연기 및 장소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일정 변경이 불가능할 시에는 광주월드컵경기장 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으로서는 아무 관련 없는 잼버리 파행 사태 때문에 애꿎게 피해를 보게 됐다. 어찌어찌 다가오는 두 경기를 넘기더라도 콘서트 무대로 인한 잔디 손상은 피할 수 없다.

전북뿐만 아니라 일정이 꼬이게 된 인천과 수원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정부와 지자체 등 행사 관계자의 부족한 일 처리로 잘못 없는 K리그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봐야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OSEN=전주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무엇보다 들뜬 마음으로 전북-인천 2연전을 기다리던 팬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휴가철을 맞아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두 경기를 모두 관람하려뎐 팬들의 계획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이미 예약해 놓은 숙박과 교통편, 여행 일정 등을 어쩔 수 없이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기장을 찾은 전북 팬들도 분노를 참지 않았다. 폭염과 갑작스러운 폭우에도 N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죽은 잼버리에 쫓겨나는 축구", "관영씨 협조? '협'박으로 '조'짐?", "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등의 걸개를 내걸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김 도지사를 비난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분노를 담은 걸개들은 하프타임이 끝나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김관영 나가"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애꿎은 K리그만 희생당하는 황당 결정이 만들어 낸 이번 논란은 한동안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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