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안세하, 18년 차지만 처음입니다[인터뷰③]
데뷔 18년 차 배우 안세하는 ‘킹더랜드’에 임하며 “처음 연기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킹더랜드’에 출연한 안세하를 만났다. 극 중 안세하는 구원(이준호)의 절친한 친구이자 비서 노상식을 연기했다.
이날 안세하는 실제 MBTI가 ISFP라며 “노상식과는 70% 정도 다르다”는 의외의 얘기를 전했다. 그는 “낯가림도 심하고,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은 굳이 안 한다. ‘그런가 보다’하고 부딪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런 안세하는 필터링 없는 노상식의 말과 행동에 희열을 느꼈다고.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말들이잖아요. 티키타카가 재밌었어요. 상식을 연기하며 일상에서도 조금 더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거절 못 하고 우물쭈물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안 되는 상황인 걸 알면서도 정확히 얘길 못했죠. 이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해요. 상식처럼 순수하게 변하려고 노력하나 싶기도 해요.”
초 내향적이었던 그는 어떤 계기로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을까. (심지어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안세하는 배우가 되기까지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노래하려고 서울에 왔고, 안 되겠어서 고향 내려가려던 찰나, 뮤지컬 코러스로 공연장에 들어갔어요. 그때 배우 한 분이 드라마 촬영 때문에 펑크를 냈죠. 그 자리에 들어간 게 인생 첫 연기였어요. 당시 연출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노래 말고 연기를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이후 꾸준히 연기했어요.”
2006년 뮤지컬로 데뷔해 공연과 드라마, 영화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불과 재작년 일이었다. 안세하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고 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그냥 돈 벌고 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연기를 사랑하나?’ 고민했다. 와이프에게 ‘연기가 머리에 안 들어온다. 힘들다’ 말하곤 잠시 쉬었다”고 얘기했다.
9개월간의 휴식 끝에 운명처럼 만난 ‘킹더랜드’다.
“대본도 순수하고, 처음 읽을 때 행복한 만화책 보듯 즐거웠어요. 꼭 같이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 후 두 해에 걸쳐 ‘킹더랜드’와 함께했죠. ‘킹더랜드’를 하면서 감독님에게 ‘처음 연기하는 것 같다’는 얘길 했어요. 너무 떨리고 좋았거든요. 다시 (애정이) 돌아온 것 같아요. 이젠 다른 작품도 뭐든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많은 걸 바꾸고 많은 걸 얻은 ‘킹더랜드’는 안세하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내년에 한 번 더 꺼내 볼 수 있는 행복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결말도 그렇고 드라마 자체가 행복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종영이라니 섭섭하고 아쉽지만 넘치게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안세하가 출연한 JTBC 드라마 ‘킹더랜드’는 6일 이준호와 임윤아의 결혼을 끝으로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았다.
인터뷰①, ②에서 이어집니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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