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쇄신 이끌 김영섭 차기 사장, 주총 완주 전까지 신중모드 이어가나

안상희 기자 2023. 8. 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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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사회서 임시주총 날짜 정해… 주총 완주 후 목소리 낼 듯
차기 KT CEO(최고경영자)에 지명된 김영섭 내정자./뉴스1

KT 이사회가 지난 4일 차기 CEO(최고경영자)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지명했다. 다만 김 내정자는 앞서 아직 별 다른 소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의 최종 관문인 주주총회 표결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외부에 자신의 메시지를 밝히는 것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회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뒤 김 내정자의 선임이 최종 확정될 임시 주주총회 날짜를 정하게 된다. 김 내정자는 이사회와 만나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내정자 신분으로 소감을 밝히는 것에 조심하는 모습이다. 앞서 다른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의 경우 내정 직후 소감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김 내정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김 내정자가 신중한 이유는 지난해말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했지만 카르텔 논란에 지난 2월 연임을 포기하고, 올해 3월 윤경림 전 사장이 최종 CEO 후보에 지명됐지만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 논란끝에 사퇴했기 때문이다. 내정자로서 완주에 성공한 뒤 목소리를 내겠다는 이야기다.

또 지난 6월 말 KT가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하겠다”며 정관변경을 통해 CEO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하기로 한 영향도 있다. 결국 새 대표이사 선임 요건은 주총 참여주식의 60% 이상 찬성과 찬성한 비율이 전체 주식의 25%를 넘겨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를 평가하는 한국ESG평가원의 손종원 대표는 “KT가 비상사태에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주총 의결 기준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에서 60% 비율을 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KT 1대 주주는 8.27%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7%) 순이다.

소액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김 내정자에게 KT 핵심 역량 강화와 신사업 전략, 소액주주 의사 반영 강화, 부실 경영 방지 대책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주주 공개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KT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기에 3명의 최종 후보 중 김 내정자가 가장 적합해 선임안이 임시주총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일 안다즈 호텔에서 면접 당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영섭 후보는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취임 전까지 내부 조직 다지기 및 업무 익히기에 나설 모습이다. 그동안 KT CEO 선임 사례를 보면 내정자들은 인수위원회 형태인 TF(태스크포스)를 꾸려 현안을 보고받고 임직원과의 소통에 나섰다. 윤경림 전 CEO 후보자 또한 조직 안정화를 위해 임시회의체 형태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배구조 태스크포스도 발족한 바 있다.

KT 내외부에서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 내정자가 정식 취임 후 업무를 익힘과 동시에 조직쇄신에 박차를 가해 KT에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개편은 물론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추진에 나설 모습이다. 이사회가 LG 출신인 김 내정자를 최종 후보로 올린 것 또한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 내정자는 럭키금성상사(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이래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상사 미국법인 관리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부장 및 상무를 역임했다. IT 업계에 발을 들인 건 2003년 LG CNS와 연을 맺으면서다. LG CNS 경영관리부문 상무와 부사장을 맡으면서 재무최고책임자(CFO)로서 회사 살림을 챙겼다. 2008년에는 처음으로 사업부를 맡았다. LG CNS 하이테크 사업본부 본부장, 솔루션 사업본부장을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4년 LG유플러스로 옮겨 경영관리실을 총괄하다 1년 뒤 LG CNS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한편 김 내정자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최종 후보 3인 중 한명인 차상균 서울대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 단계에서 CEO로 선택받지 못했지만, 그동안 KT를 아끼는 분들과 함께 고민한 혁신 방안을 공개하는 것이 CEO 공개 경선에 참가한 후보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KT 이사후보추천위에 제출했던 직무계획서와 심층 인터뷰 발표 자료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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