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 와서 싱글벙글, 차 단장님 행복해지시길…, 저는 제 길 갑니다" '전직' 토종에이스의 유쾌한 반격, 그 속에 숨은 진실 하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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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차명석(54) 단장과 임찬규(30)는 유쾌한 앙숙이다.
6일 삼성전에서 시즌 8승째를 거둔 임찬규는 수훈 인터뷰 도중 차 단장의 칭찬을 언급하자 "엘튜브 봤는데 단장님 마음에는 제가 없는 것 같더라"고 응수하며 "저는 단장님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저는 그저 제 야구를 표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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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 차명석(54) 단장과 임찬규(30)는 유쾌한 앙숙이다.
친하고 좋아하는 사이지만 구단 유투브나 언론을 통해서는 대놓고 짓궂은 농담을 서슴지 않는다.
차 단장은 지난달 29일 LG 트윈스TV '엘튜브는 소통을 하고 싶어서'에서 최원태(26) 트레이드 이유에 대해 "훌륭한 선발 자원인 점도 있고, 젊은 투수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임찬규가 3선발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도 있다(웃음)"는 능청스러운 거짓말을 보태 폭소를 유발했다.
차 단장은 "임찬규의 올 시즌 성적은 회광반조(回光返照, 촛불이 꺼지기 전에 한번 밝게 빛남)일 수도 있다고 했다가 '후회 마세요'라는 경고를 듣기도 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진지했다. "(임)찬규가 정말 잘 해줬다. 분명히 전반기 수훈 선수는 임찬규다. 찬규가 없었으면 1위를 하기 쉽지 않았다. 본인이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다"고 칭찬했다.
6일 삼성전에서 시즌 8승째를 거둔 임찬규는 수훈 인터뷰 도중 차 단장의 칭찬을 언급하자 "엘튜브 봤는데 단장님 마음에는 제가 없는 것 같더라"고 응수하며 "저는 단장님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저는 그저 제 야구를 표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태 선수가 와서 단장님 요즘 싱글벙글 하시더라"며 좌중을 웃겼다.
최원태는 젊은 선수에게만 경각심을 준 게 아닐 지도 모른다. 임찬규도 최원태 영입 후 반등했다.
20경기 8승2패, 3.26의 평균자책점. 토종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5월까지 5승무패, 1.97의 평균자책점으로 5월 MVP급 활약을 했던 임찬규. 7월 KT와의 두경기에서 살짝 흔들렸다. 마인드를 바꾸게 된 계기였다.
"7월 2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생각이 많아질 수 있었는데 8월 키움전 들어가기 전애 마인드를 리셋했어요. 초심으로 돌아가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다시 재미있게 즐기자는 마인드였죠. 깊은 생각에 안 빠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더 적극적으로 승부하다 보니 오늘 같이 삼진도 많이 나왔던 것 같고요,"
2020년 이후 10승을 단 2승 남겼지만 그 조차 덤덤하다.
"10승을 의식하고 방어율 기록을 의식한다면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 시즌 초에 준비한 대로 그냥 도화지에 그려지는 대로 팀이 필요한 자리에서 열심히 던져주는 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무욕과 무심의 경지. 최원태에게 내준 토종에이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우리팀 토종 에이스는 원태라고 생각해요. 기록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렇죠. 원태가 에이스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고, 저는 저대로 지금처럼 꾸준히 잘 하면 (이)정용이나 (이)지강이, 그리고 지금 2군에 있는 (김)윤식이와 함께 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최원태 트레이드 후 2경기 연속 호투. 차 단장은 '메기 효과'라고 표현하지만 정작 임찬규는 '무심투의 효과'라고 보고 있다. 같은 듯 살짝 다른 해석.
아무튼 결과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로 모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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