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최대 분석센터 가동...방사선 분석부터 원전해체까지 선점"

김건우 기자 2023. 8.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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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현 오르비텍 대표 "폐기물 95% 차지하는 금속 및 콘크리트 처리 기술 고도화"
정성현 오르비테 대표 /사진제공=오르비텍


"민간 최대규모인 울산 분석센터를 통해 462조 원전해체 시장 선점 목표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겠습니다. 분석센터는 원전해체 국책과제 수행부터 토양, 수질, 식품 등에 대한 방사선(능) 분석까지 모든 영역의 대응이 가능합니다"

정성현 오르비텍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난 6월 개관한 울산 오르비텍 분석센터(이하 분석센터)가 원전해체 및 방사성폐기물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르비텍의 분석센터는 주요 방사성 핵종인 코발트 및 세슘을 법적 규제 기준의 1만분의 1 수준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토양, 수질, 식품 등 모든 물질의 방사선(능) 측정을 할 수 있고, 특히 방사선 종류(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에 맞는 각각의 시설을 갖췄다. 분석 장비와 설비 및 인원도 기존 대비 2배 늘렸다.

정 대표는 "다른 분석센터와 달리 단독 건물에 시설을 갖춰 방사능 오염 관리 등 주변 환경 및 일반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운영하고 있다"며 "원자력 발전소 해체 및 부지 환경 복원을 위해 주요 방사성동위원소 13개 핵종에 대한 효율적 분석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시설은 모두 독립공간으로 설계돼 어떠한 시료도 오염 확산, 교차 오염 등의 문제없이 안전하게 처리, 분석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급성장할 원전해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독립적인 분석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르비텍의 울산 분석센터 /사진제공=오르비텍
주요 원자로 시설 및 기관 위치한 울산, 기술 협업 극대화
정 대표는 분석센터의 부지 선정과 향후 사업계획 등을 모두 진두지휘했다. 분석센터가 위치한 울산은 국내 주요 원자로 시설 및 기관들이 모여 있는 주요 지역이다. 국내 첫 해체 대상 상용 경수로형 원전인 고리1호기와 즉시 해체 계획으로 있는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 1호기가 인근에 있고,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해체 및 처분 관련 주요 기관들이 근접해 있다.

그는 "통상 원전해체에 15년 정도가 걸리는 만큼 주요 기관들과 밀접한 협의 및 연구가 필요하다"며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 방사선(능) 제염 작업과 해체, 폐기물 처리의 기술을 확보했고, 원전해체 경험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오르비텍이 민간업체 중 유일하게 원자력 발전 및 비발전 분야에 대응할 수 있는 '방사선 관련 종합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원전 운영과 해체 관련 100건이 넘는 용역을 수행했다.

특히 2021년 정 대표 취임 후 국가연구과제를 통해 원전해체를 위한 계획 수립, 방사성 폐기물 측정·분류 및 부피감용(파쇄 소각 등으로 폐기물을 감소시키는 것) 등에 관한 기술 특허 확보에 주력했다. 현재 원전해체와 관련 특허를 12건 등록했고, 3건 출원 중이다. 매년 최대 5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오르비텍이 개발한 콘크리트 폐기물 가열분쇄 시스템/사진제공=오르비텍
원전해체 폐기물 95% 차지, 금속 및 콘크리트 처리 시스템 개발
오르비텍은 원전해체 시 발생하는 폐기물의 95%를 차지하는 금속 및 콘크리트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폐기물 처리기술을 확보했고 국가연구과제를 통해 시스템 고도화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폐기물의 방사선(능)을 측정해 분류한 뒤 금속은 진공 유도가열로, 콘크리트는 가열 분쇄하는 방식이다. 이미 파일럿 수준의 장비를 통해 금속 기준 최대 90%, 콘크리트 기준 최대 60% 감용기술을 입증 받았다. 올 들어 260억원 규모의 국책과제 4건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폐기물을 분류하면서 검사, 제염까지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라며 "현재 파일럿 장비의 처리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원전해체가 시작되면 바로 투입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분석센터 개관으로 국가연구과제와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유일 원전해체 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과 190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첫 프로젝트로 시작했고, 중소기업기술진흥원의 재원으로 액체폐기물 처리를 위한 시스템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분석센터의 첫 연구과제를 통해 저준위 이하 방사성 폐기물의 분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효성이 입증된 핵종 분석 관련 표준 매뉴얼인 절차서를 제정할 예정"이라며 "향후 방사화학 분석 및 핵종 분석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기관들과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원전해체 사업을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석센터는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와 신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꾸준히 변화, 혁신을 추구한 오르비텍의 첫 발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통해 원전해체 시장의 대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운영 원전은 422기, 영구 정지 원전은 204기이며, 4개국 21기의 원전해체가 완료됐다. 국내 해체 시장은 2020년 기준 총 26조원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원전해체기술 글로벌 경쟁력 제고 △글로벌 해체시장 진출 기반 조성 △원전해체연구소의 종합 플랫폼화 등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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