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 철수!" 외친 배민의 든든한 '뒷배'는
네이버 등 독점 시장…수익성 높지 않아
"라이브커머스 대신 '배달 커머스' 주력"
배달의민족(배민)이 '라이브커머스' 사업에서 철수한다. 2021년 3월 개시한 '배민쇼핑라이브'를 이달까지만 운영하기로 하면서다.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네이버 등 포털부터 이커머스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장기적으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배민은 '배달커머스'를 중점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잘 되는 줄 알았는데...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28일 배민쇼핑라이브 서비스를 오는 31일 오전 8시에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배민쇼핑라이브는 음식 라이브쇼핑 방송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관련 상품을 배달앱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이외에도 방송은 간편식, 가공식품, 음식 브랜드 상품을 판매했다.
라이브커머스는 팬데믹으로 각광 받은 사업 중 하나였다. 비대면 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성장했다. 포털과 이커머스 여러 기업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시장 규모가 올해 10조원대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자 배민도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서비스 시작 2년 4개월 만에 전격 철수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시장 경쟁상황에 따른 이용자 확보 및 수익성 악화 상황을 고려해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며 "라이브커머스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종식 이후 변화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당사 주력 서비스인 푸드딜리버리, 배달커머스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방향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철수 결정한 속내는
사실 라이브커머스는 그동안 배민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주문 공백을 막을 수 있는 주요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배달앱은 특성상 점심, 저녁 등 특정 시간대에만 주문이 몰린다. 이외에는 사용자가 '비는' 시간이 많다.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판매가 이뤄지는 라이브커머스야 말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비책과 같았다.
여기에 따른 가시적 성과도 따랐다. 배민 쇼핑 라이브는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 1년 만에 누적 총 시청수 5500만회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후 엔데믹과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자였다. 네이버 등 포털과 뉴미디어, 홈쇼핑, 이커머스 들이 뛰어들면서 투자 대비 효율이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방송의 재미, 배송 속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무엇보다 라이브커머스는 높은 성장성에 비해 수익성은 낮은 사업이다. 업계에선 이른바 대박 방송이 아니고선 수익이 높지 않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라이브커머스는 방송 수수료가 낮다. 여기에 경쟁력을 높이려면 제품 가격도 낮춰야 한다. 여기에 각종 인플루언서와 쇼호스트의 섭외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지출 부담이 컸다는 얘기다.
선택과 집중 나선 배민
배민은 앞으로 배달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B마트, 배민스토어가 대표적이다. B마트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제품을 주문하면 지역 내 주요 거점에 마련된 소형물류센터(Micro Fullfillment Center. MFC)를 통해 즉시 배달이 이뤄진다. 배민스토어는 마켓플레이스다. 외부업체가 배민 앱에 입점에 상품을 판매한다. 배달커머스는 주문이 상시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브쇼핑의 빈 자리를 메꿔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배민은 B마트의 서비스 권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 지역을 넘어 대전, 천안, 청주, 부산, 대구, 울산 등 지방 지역으로 넓어졌다. 2021년 말 30여 개에 불과했던 MFC는 현재 60여 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배민스토어도 힘을 주고 있다. 최근 베민스토어에는 삼성스토어, 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사들이 잇달아 입점했다. 주류 매장인 '와인앤모어'도 입점했다.
성장세도 빠르다. 최근 공시된 우아한형제들의 개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B마트 등을 포함한 배민의 상품 매출은 5123억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약 20%를 차지한다. 2020년 2187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본업보다 성장이 빠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라이브커머스 대신 배달커머스를 택한 배민의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는 현재 네이버가 전체 시장의 60~70%를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그외 카카오, 쿠팡 등 기존 사업자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아한형제들이 시장 경쟁상황을 고려했을 때 투자 대비 효율, 수익성 확보가 빠른 시간 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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