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오정세 “배우로서 88점…12점은 영원한 숙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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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주연한 오정세(46)와 대본을 쓴 김은희 작가(51)는 "세상을 살만하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라면서 "선한 마음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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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도 성숙한 작품
지금까지의 연기 점수 88점
12점은 나의 발전을 위한 몫
●배우 오정세
오정세는 악귀를 볼 수 있는 민속학 교수를 연기해 시청률을 11.2%(닐슨코리아)까지 끌어올렸다. “작은 관심과 행동, 선한 마음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과 맞닿은 메시지에 몰입한 결과였다.
“흉흉한 세상에도 길에 쓰러진 사람을 도우려 뛰어오고, 눈 오는 날 골목길을 빗자루로 쓸어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특히 사라져가는 민속신앙을 기억하고, 선한 마음을 붙잡으려 애쓰는 캐릭터를 연기한 후에는 안타까운 사건이나 현실에 더 마음을 쓰게 돼요. 인간으로서도 분명 성장한 게 느껴져요.”
푸근한 인상처럼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지만, “내 연기가 단 한 순간도 마음에 든 적이 없다”고 눈살을 찌푸릴 만큼 자신에게는 유난히 각박하다.
“연기할 땐 치열하고 예민해져요. 하지만 배우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건강한 스트레스라 생각하고 즐기려 해요. 이번에도 귀신이 보이는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영적인 존재를 본다는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기운들을 표현하려 했죠. 섬뜩한 적도 많지만, 전 귀신보다 폐가 촬영에서 마주한 벌레들이 더 무서웠어요. 어찌나 커다랗던지!”
연기에 대한 열정은 ‘스타 작가’들의 마음을 훔치는 원동력이다. 2021년 ‘지리산’에 이어 ‘악귀’로 김은희 작가를 만났고, 2019년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연이 된 임상춘 작가와는 내년 초 내놓을 신작 ‘폭싹 속았수다’로 재회한다.
“두 번 이상 호흡을 맞추는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많아요. 제가 만만해서겠죠. 하하하! 다시 손 내밀어 주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이번에도 가치 있는 경험이 되겠지’하면서 의심 없이 도전합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재감염돼 인터뷰를 한 차례 미룬 그는 “건강관리 잘하면서 쭉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쉬는 게 더 힘들어요. 1년에 두 작품 이상은 촬영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행보에 점수를 매기자면 88점이에요. 12점은 저를 향한 아쉬움과 발전을 위한 몫이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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