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척추동맥박리[내 건강의 만사혈통]
■젊은층에서도 뇌졸중 유발 가능
■과도한 ‘목 움직임’ 행동 삼가야
이전에 뉴스를 통해 ‘골프를 치다가 의식장애가 발생한 젊은 남성, 지압 치료를 받던 중 심한 통증을 느낀 뒤 사망한 젊은 여성’ 등의 사례를 들어본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척추동맥박리’에 의한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들이다.
척추동맥은 목뼈를 따라서 뇌의 뒤쪽으로 향하는 주요한 혈관이다. 척추동맥박리는 말 그대로 혈관벽이 박리되는 질환을 말한다. 혈관의 벽을 구성하는 내막, 중막, 외막의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여 혈액이 들어가게 되면, 혈관벽이 찢어지게(박리) 되는 병이라 하겠다. 혈관벽에 피가 쌓이면서 혈관을 막게 되면 뇌경색, 혈관이 파열되면 뇌출혈로 발현하게 된다.
척추동맥박리는 뇌졸중의 드문 원인이지만, 45세 이하에서는 10~20%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다. 보통은 자발적으로 발생하지만, 목의 과도한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경우도 많다. 척추동맥은 목뼈 속을 통과하여 머리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목을 움직일 때 다른 혈관에 비해 더욱 심한 당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골프, 수영, 배드민턴, 요가 등과 같은 운동이나, 운전 등의 목을 과도하게 돌리는 동작, 과도한 목마사지 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유전 질환이나, 호흡기 감염, 흡연, 고혈압, 피임약 등도 박리와 연관될 수 있다.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악화되는 사례들도 있는데, 이는 증상이 당일보다 하루 이틀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상으로는 두통이 가장 흔하며, 경련, 구역·구토, 어지럼증 등이 흔하지만 신경학적 결손이 없는 경우도 많다. 박리가 심하면 뇌경색과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동맥박리는 MRA, CTA 와 같은 비침습적인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최종적인 확인을 위해 의사가 몸에 직접 관을 삽입하여 시행하는 뇌혈관조영술(cerebral angiogram)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영상기술의 발전으로, 혈관벽 MRI를 통해 혈관벽의 손상 정도를 더욱 자세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척추동맥박리의 치료는 환자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된다. 무증상 이거나, 파열위험이 낮아 보이는 상태에서는 항혈소판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관찰을 한다. 단 뇌경색증상의 반복, 박리의 확대, 뇌출혈 등의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는 신경중재의학의 발전으로, 혈관내 접근을 통한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손상 혈관의 재건과 함께, 손상부위 주변 정상혈관을 보존할 수 있는 혈류전환장치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혈관우회술 등의 복잡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여전히 있다.
이 병의 예후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부 환자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나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치료여부와 관계없이 주기적인 영상검사와 경과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단 이후에는 혈압 조절, 금주, 금연이 권장된다. 특히 과도한 목의 움직임을 유발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특정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한 심한 두통, 이전과 다른 양상의 두통 등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위와 같은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질환을 배제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뇌혈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글·이우성 이대뇌혈관병원 뇌출혈센터 교수(신경외과)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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