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中 화유코발트 손잡은 韓 업계… IRA 수혜 불발 '뇌관' 우려

김동욱 기자 2023. 8. 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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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OC 규정에 따라 합작사 제재 가능성
국내 업체들이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협력을 늘리는 중이다. 사진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과 진설화 화유코발트 동사장. /사진=LG화학 제공
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해 주목된다.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서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유코발트와 합작사 설립… 배경엔 원재료 확보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이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LG화학은 화유코발트 자회사 B&M과 양극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화학 자회사인 구미 양극재 법인에 B&M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분은 LG화학이 51%, B&M이 49%다. 화유코발트는 합작법인에 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를 공급한다.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폐배터리 사업에서 화유코발트와 협력한다. 포스코홀딩스·GS에너지·화유코발트의 합작법인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한 것. 지분은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의 합작사(포스코홀딩스 지분 51%)가 65%를, 화유코발트가 35%를 갖는다. 이 회사는 블랙파우더(폐배터리·스크랩을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에서 니켈·코발트·탄산리튬을 추출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전구체 및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공장은 오는 2027년까지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들어설 예정이며 구체적인 합작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유코발트와의 협력 확대는 원재료 확보를 위해서다. 화유코발트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업체이자 전구체에도 강점이 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NCM 등 원재료를 녹인 후 침전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코발트와 전구체 등의 원재료 확보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美 FEOC에 포함된 中… 합작사 피해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 /사진=로이터
IRA 수혜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다. 미국은 중국 등 해외우려집단(FEOC)으로부터 배터리 부품 및 핵심광물을 조달할 경우 IRA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중국과의 합작법인도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반도체법은 중국 지분이 25% 이상일 경우 해당 기업을 중국 업체로 규정했다. IRA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FEOC 규정은 이르면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합작사 지분 조정을 통해 FEOC에 대응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콘퍼런스콜에서 "FEOC 규정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지분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할 예정"이라며 "필요시 화유코발트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FEOC가 확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다. 합작지분 변경을 현시점에서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합작사 지분 조정을 통한 대응이 실패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IRA 취지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IRA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국 공급망을 이용하려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도 중국 배터리업체 CATL과 협력, IRA를 우회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지만 미국 정치권 반발로 인해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양사는 포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CATL은 기술을 제공한 뒤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FEOC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아직 기다리고 있는 단계지만 화유코발트와 합작하기로 한 대부분 기업이 상황에 따라 합작 비율 조정을 검토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화유코발트는 합작 비율이 줄어 수익이 감소해도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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