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가 공격을?' 파격 포지션 파괴, 한계에도 우승팀 위엄 보였다
[마이데일리 = 구미 심혜진 기자] 2022~2023시즌 우승팀 대한항공이 선수 10명으로 컵대회에 나섰다. 파격적인 '포지션 파괴'가 돋보였다.
대한항공은 6일 오후 1시 30분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예선 A조 우리카드와 경기서 3-0(25-21, 25-21, 25-19)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남자부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진 상태다. 아시아챔피언십에 나서는 A대표팀과 함께 현재 대회에 나서고 있는 청두하계유니버시아드대표팀과 U-19대표팀까지 연령대별 대표팀까지 선발된 상태다.
특히 대한항공에 직격탄을 안겼다. 대한항공에서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만 7명이 김규민, 정지석, 임동혁, 김민재는 A대표팀에 소집, 정한용과 송민근은 중국 청두에서 열리고 있는 제31회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소화하고 있으며, 리베로 강승일은 U-19 대표팀에 차출됐다.
때문에 이번 코보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는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공격수가 2명 뿐이라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했다.
미들블로커 진지위가 아포짓 자리에 배치돼 선발로 나섰다. 세터 정진혁은 공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1세트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15-15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의미있는 득점에 동료들은 함께 기뻐했다. 이날 정진혁의 공격 득점은 프로 데뷔 공식 경기 첫 득점이었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있는 자원으로 극대화 시킨다고 말씀드렸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특히 파이팅을 높게 평가한다. 선수들은 정말 힘들 것이다. 똘똘 뭉쳐서 서로 도와가며 하는 모습들이 정말 좋았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미들블로커 2~3명이 함께 점프하는 모습도 압권이었다. 토미 감독은 "선수들과 같이 만들었다. 라인업을 공유하며 이야기했다. 세터들의 능력이 필요하다. 얼마나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느지가 관건이었다. 오늘 경기만 봐도 상대팀을 놀라게 한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며 "이 대회를 올 때 이 도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활짝 웃었다.
선수들도 포지션 파괴에 생각을 밝혔다.
팀 내 최다 18점을 올린 이준은 "똑같은 걸 하는 것보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많이 움직이면서 배구를 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곽승석 역시 "감독님이 워낙 이상한(?) 배구를 많이 한다(웃음). 이것 저것 준비를 많이 했다. 선수가 많이 없어서 미들 블로커가 아포짓으로 나섰다. 남자 배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플레이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 선수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곽승석과 이준. 사진=KOVO]-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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