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 김기현·이재명, 당무복귀…밀린 숙제 '한 가득'

박소연 기자, 차현아 기자 2023. 8. 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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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3.03.15.

여름휴가를 마친 여야 대표가 7일 당무에 복귀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구속을 고리로 대야 압박에 나서며 정국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또 휴가 기간 중 발생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등 현안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하는 한편, 총선 준비에 본격 착수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어르신 폄하' 논란과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 의원의 구속 등 악재를 해결해야 한다. 산적한 현안 속 이 대표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나갈지 정치권 관심이 모인다.

'휴가 복귀' 김기현, 이재명 정조준…민생 행보·총선 준비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휴가를 마친 김기현 대표는 대야 공세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김 대표는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고 촉구했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소환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사안이 이렇게 중한 것임에도, 불체포특권을 남용해 윤 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부결시킨 민주당은 그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공개로 사과해야 마땅하다"며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 '야당 탄압'이라고 외치고 있으니, 위선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휴가 기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야 공세를 쉬지 않았다.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대해선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가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서는 LH의 3불(부실설계, 시공, 감리)을 문재인 정권에서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당무에 복귀한 뒤 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돈봉투 의혹과 혁신위 논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민주당의 도덕성 타격을 부각한다는 구상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관석 의원의 구속도 부끄럽지만, 영장실질심사에서 돈봉투를 받은 19명 의원의 명단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며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자신의 혐의에 대한 수사에는 모든 것이 '조작'이고 '탄압'이라며 방탄 변명 여론전을 이끌던 이 대표가 정작 당의 악재 시리즈에는 입을 닫고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했다.

당무에 복귀한 김 대표는 민생 챙기기 행보와 총선 준비에도 나선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전국에서 크고작은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이에 대한 당 차원의 대비책을 마련한다.

김 대표는 또 잼버리 행사 파행 관련 현황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도 검토한다. 폭염 대책 미비와 관리 부실로 미국과 영국 대표단이 철수를 결정하며 사실상 파행에 이른 가운데,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대회를 계속 진행키로 한 만큼, 김 대표는 안전사고를 최소화할 대비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면접 결과와 10월에 시작되는 당무감사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총선 준비에도 나선다. 당장 오는 8일 중앙당 당무감사위 회의를 앞두고 당무감사의 세부 일정과 평가 기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번 당무감사는 내년 총선에서의 후보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재명, '돈봉투 의혹·혁신위' 밀린 숙제 한가득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31.

휴가를 마친 이 대표도 해결해야 할일들이 쌓였다. 우선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을 진화하는 일이 가장 큰 당면 과제다. 논란 후 나흘 만에 김 위원장은 물론 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사과했으나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늦은 사과, 잇따른 설화리스크 등을 이유로 혁신위 해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에게 쇄신 전권을 위임한 이 대표 입장까지 난처해졌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곧 꺼내들 '대의원제 개편안'을 두고 이 대표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혁신위는 오는 8일을 시작으로 나흘 간격으로 쇄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권리당원 권리 강화를 이유로 대의원제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비명계를 중심으로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의원제를 폐지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반하는 일"이라며 폐지 대신 대의원 투표 비율 축소를 언급했다.

혁신위의 당 쇄신 작업에 대한 당 내 공감을 끌어내는 일 역시 난관이 예상된다. 최근 연이은 논란으로 혁신위에 대한 당 내 시선이 싸늘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에 "혁신위에 큰 기대가 없다"며 "지금은 혁신위를 혁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3.08.04.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 의원(무소속)의 구속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당 내 사법리스크도 난제다. 윤 의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돈 봉투를 수수한 정황이 의심되는 민주당 현역 의원 19명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했다고 알려지면서 사법리스크가 당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 대표 본인을 겨냥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대표를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백현동 의혹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만큼 이 대표는 이번에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 대표는) 회기 중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 나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일관 되게 말했다"고도 했다.

혁신위와 사법리스크 등으로 당 내 '자중지란'이 확산하면 이 대표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계속 대표직을 맡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이 대표 스스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을 겨냥해 혁신위 논란과 사법리스크를 두고 압박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대표를 겨냥해 "불체포특권 포기에 서명하자"고 했다. 윤 의원에 대해서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민주당은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공개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이 대표를 설득해 국민 감정에 반하고 존재 가치를 잃은 혁신위를 해체하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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