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역대급 투자'…"TSMC 기술 추격 가속"

신건웅 기자 2023. 8. 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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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공정 한발 앞서 양산…'약점' 첨단패키징 기술 개발도 강화
생산능력도 확대…"6년 만에 클린룸 7.3배 키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절대 강자인 대만 TSMC 추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점유율이나 생산능력(CAPA)은 여전히 TSMC가 한발 앞서 있지만, 기술 격차는 삼성전자가 격차를 많이 좁혔다는 평이다.

3나노(nm) 공정을 먼저 양산한 것은 물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도입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역대급 투자로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7조2000억원을 R&D에 투자했고, 14조5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었다. 반도체 한파 속에서도 역대급 투자 규모다.

투자는 반도체(DS) 부문에 집중됐다. 올 상반기 시설투자 25조3000억원 중 DS부문이 23조2000억원을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 증가액 대부분이 파운드리 반도체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고, 미국 인텔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지난 1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0.1%로 압도적 1위다.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12.4%로, 2위지만 격차가 크다. 여기에 인텔은 팹리스(설계) 부문과 파운드리를 분리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절대 강자와 강력한 추격자 탓에 삼성전자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범용(레거시) 제품으로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선단(초미세) 공정으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TSMC보다 한발 앞서 3나노 공정에 성공했고, 세계 최초로 GAA 공법을 도입했다.

GAA는 게이트가 채널의 4면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의 트랜지스터다. 게이트가 각각 채널의 1면, 3면과 접촉하는 핀펫(FinFET) 대비 게이트의 통제력이 뛰어나다.

현재 TSMC와 인텔은 핀펫 트랜지스터를 쓰고 있으며 2025년 2나노 미만 공정부터 GAA를 채택할 예정이다. 핀펫과 GAA는 사용되는 소재부터 장비까지 달라 초기 수율 잡기가 쉽지 않다. 이미 3나노 GAA 수율이 60% 이상 올라온 삼성전자가 2나노 경쟁해서도 유리하다는 평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D 큐브 패키징 기술.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제공)

삼성전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첨단 패키징 부분에도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미세공정 한계로 반도체 자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 보니 반도체를 여러 개 쌓거나 묶어 성능·전력효율을 극대화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만 하더라도 고대역폭메모리(HBM)와의 첨단패키징이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패키징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 등을 담당하는 AVP(어드밴스드패키징)팀을 출범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최근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 MDI(Multi Die Integration) 얼라이언스(Alliance)를 출범해 비욘드 무어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응용처에 따른 차별화된 패키지 솔루션을 개발하고 2.5, 3차원 이종집적 패키지 기술 생태계 구축을 통해 적층 기술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AVP(어드밴스드패키징)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6월 파운드리 포럼 당시 "실리콘 공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이종 집적화와 첨단 패키징의 발전이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아이디어, 아키텍처 또는 설계만 가져오면 나머지는 삼성이 알아서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선단공정과 첨단패키징에서 TSMC에 견줄 수 있어야 글로벌 고객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다"며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고, 캐파가 늘어나면 주문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시장과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 반도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2027년 클린룸의 규모는 2021년 대비 7.3배 확대될 전망이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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