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더워진 지구

관리자 2023. 8.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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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의 의지대로 통제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모든 국가가 알아서 자원 소비를 줄이면 좋겠지만, 경제 발전의 문제는 먹고사는 것과 직결된 사안이기에 균형 잡힌 조정도 어려운 상태다.

친환경소비 등 일종의 윤리적 소비 유형이 지구 환경과 맞물려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문제는 경제 개발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며, 과거와 다른 방식의 산업 발전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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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인한 경제적 손실 상당
농업분야는 더 큰 영향받아
전세계 국가 공동대응 모색
이미 탄소감축 움직임 활발
환경, 경제개발 중요 주제로
변화 능동적 수용 노력 필요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의 의지대로 통제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자연재해가 대표적이다. 지난 20여년간 인류는 지구온난화와 전쟁 중이다. 경제 분석 기관은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다고 보고한다. 또 폭염 등 자연재해가 유발하는 경제적 손실은 저개발 국가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지구온난화는 일차적으로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더워진 날씨는 작업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 농업은 이러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열대야·폭염 등이 지속되면 작물 생산성이 낮아지고 농산물 재배에 필요한 노동도 힘들어진다.

전세계 국가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 과거 아마존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브라질과 미국·유럽 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브라질 같은 개도국은 선진국이 이미 석탄 개발 시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 파괴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 문제를 개도국의 과도한 자원 소비에만 초점을 두는 것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환경과 경제 문제는 때에 따라 갈등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가 기본적으로 개발을 전제로 하는 한 이러한 갈등의 씨앗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생물종의 대량 멸절 사태를 불러온다고 우려한다. 과거의 생물종 멸절이 순수한 자연 현상에 따른 것이라면 현재의 멸절에는 인간의 영향이 적지 않다. 산업혁명 이후 가파른 경제 성장은 대규모 개발과 자원 소비를 유도했다. 모든 국가가 알아서 자원 소비를 줄이면 좋겠지만, 경제 발전의 문제는 먹고사는 것과 직결된 사안이기에 균형 잡힌 조정도 어려운 상태다. 선진국은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을 시도하고 이를 다른 국가에 요구한다. 반면 개도국은 아직 친환경에너지를 상용화할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다.

더워진 지구는 이처럼 특정 국가나 집단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 피해가 저개발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또 전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높은 상황에서 온난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곧 선진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전기차를 비롯하여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에너지 활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당장 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생산·소비 행태에 과거와 다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친환경소비 등 일종의 윤리적 소비 유형이 지구 환경과 맞물려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을 피하기는 어렵다. 갈수록 더워지는 지구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변화를 바라는 기류가 강해질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환경 문제를 기준으로 새로운 표준을 도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농업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산업분야는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새로운 생산 방식을 요구받는다. 이에 부응하지 않는 방식은 소비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환경 문제는 경제 개발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며, 과거와 다른 방식의 산업 발전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한국 역시 기존 산업의 생산 방식을 넘어선 환경친화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농업 또한 지구 환경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도리어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받는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주요 국가를 비롯한 다수가 이미 지구온난화를 대비한 새로운 산업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피할 수 없기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며, 사회적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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