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태풍 카눈, 10일 한반도 관통할 듯

中 향하다 日로 V자로 방향 튼 뒤
다시 V자로 한반도를 향해 꺾어

6호 태풍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한 뒤 방향을 틀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이 6일 밝혔다. ‘카눈’은 10일 부산에 상륙한 후 세력을 유지한 채 대구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폭풍 반경(풍속 초속 25m 이상)’ 안에 드는 영남권 일대가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6일 오후 4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240㎞ 해상에서 중심 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35m, 강도 ‘강’ 상태로 동진 중이다. 태풍은 7일부터 우리나라 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어 북상하겠다. 이어 9일부터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우리나라에 거센 비바람을 뿌리겠다. 태풍은 강도 ‘중’인 상태로 10일 낮 부산에 도달한 후 대구까지 내륙을 훑으며 계속 북상하겠다. 영남권이 폭풍 반경에 들겠고, 나머지 지역도 ‘강풍 반경(풍속 초속 15m 이상)’에 들겠다.

그래픽=박상훈

당초 ‘카눈’이 동해안 일대를 훑고 지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세력을 더 확장하면서 태풍 경로도 서쪽으로 이동해 한반도 내륙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상청을 비롯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중국 기상 당국 등도 태풍이 우리나라 동쪽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카눈’의 예상 경로는 2020년 9월 발생한 태풍 ‘하이선’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당시 ‘하이선’이 강타한 제주도와 부산·울산·경남엔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었고, 25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경남 김해·양산·거제시와 부산에선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태풍은 계속 북진하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 많은 비를 쏟아냈다.

‘카눈’이 북상하면서 7일 폭염과 열대야(熱帶夜·최저기온 25도 이상)는 계속 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고온 다습한 수증기를 우리나라로 더 많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태풍이 비를 뿌리는 동안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강수 전후로 극심한 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7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8~37도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