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서 코리아 잼버리로...종교·기업까지 전방위 지원
정부가 6일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정상 진행을 위해 각종 긴급 대책을 내놓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종교계도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견학·관광 프로그램과 숙소는 물론 봉사 인력과 물품 지원에 나섰다. 늦었지만 잼버리 대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민관(民官)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거듭 잼버리 대회 총력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런 움직임 속에 이번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153국 가운데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3국 대원들은 폭염과 안전 등을 이유로 조기 퇴영했지만, 나머지 150국은 스카우트 정신을 지키겠다며 잔류를 결정했다.
정부는 이날 “잼버리 참가자들이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총력 대응을 하겠다”면서 온열 증세 예방을 위해 1대에 40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쿨링 버스 104대를 추가로 야영장에 배치해 총 334대를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1124평 넓이의 그늘막과 1동에 20~30명이 쉴 수 있는 캐노피 67동을 야영지 곳곳에 설치했다. 화장실·샤워실 위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비스 인력 930명을 추가 투입해 총 1400명이 청결·위생을 관리하게 됐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도 잼버리 대회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서울시와 부산시, 충청북도와 경북 경주시, 강원 속초시 등은 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문화 체험 등 관광 코스와 숙소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17개 광역 시·도 모두가 문화 프로그램 90여 개를 제안했다”면서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와 협의해 각국 참가단과 연결하겠다고 했다.
삼성그룹은 잼버리 대회에 음료 20만개를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대회장에 파견했다. LG그룹과 현대차그룹도 공장과 연구소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170여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잼버리 참가자들이 전국에서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만금 야영지 내 위생과 식중독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 6일 오후 새만금 야외 특설 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폐영식이 열리는 11일로 연기했다.
정부와 지자체·기업·종교계가 새만금 잼버리 대회 살리기에 나선 것은 4년마다 열리는 국제 행사를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절박함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한국에 대해 소중한 기억을 갖고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게 대통령 생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냉방 대형 버스와 냉장·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을 지시했다. 이어 5일에는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하면서 “프로그램 비용은 중앙정부가 댈 테니 지자체에선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추억이 되는 잼버리가 되도록만 신경 써 달라”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주요 광역단체장에게도 체험 프로그램과 숙소 지원을 요청하고 재계 인사들에게도 대회 성공을 위해 나서자고 호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총리도 4일부터 사흘 연속 새만금 대회장에 상주하며 현장을 챙겼다. 한 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이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끊임없이 현장을 둘러보며 조치하고 보고하라”고 했다.
4대 그룹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도 나섰다. 삼성전자 신입 사원 150명은 7일부터 잼버리 대회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돕기로 했다. 또 평택·화성 반도체 공장, 수원 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으로 하루 최대 550여 명씩 잼버리 참가자들을 초청한다.
LG그룹도 LG전자 구미·창원 공장, 마곡 사이언스파크, 경기도 광주 화담숲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주 공장 문을 열었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공장을 견학한 뒤 완주에 있는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화보 촬영지 등을 방문한다. SK그룹도 이동식 기지국 등을 지원했다. 그 밖에 HD현대 산하 조선 3사, 한진, SPC 등도 봉사단과 생수 등 물품 지원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업에서 생수 148만병, 얼음 5만톤, 아이스크림 28만개, 빵 24만개 등 많은 물품을 후원했고 국민 한 분 한 분이 얼음물을 싣고 대회장을 찾고 있다”며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정부·기업·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하는 경험이 재현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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