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의 안중근·윤동주 유적 잇단 폐쇄, 치졸한 일
중국이 지린성 룽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의 출입을 한 달째 통제하고 있다. 중국 측은 내부 수리라고만 할 뿐 구체적인 이유나 개방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랴오닝성 뤼순 감옥 박물관에 있는 안중근 의사 전시실도 보수 공사를 이유로 석 달 가까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곳엔 안 의사 유품 외에도 신채호·이회영 등 한국 독립운동가 11명의 유물들이 보관돼 있다.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유적지 두 곳이 잇따라 문을 닫은 것을 두고 현지에선 껄끄러워진 한중 관계의 영향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의도적 보복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 전시실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거론하고 중국이 거세게 반발한 직후 폐쇄됐다. 윤동주 생가에 대한 출입 통제는 최근 선양 주재 한국 총영사의 현지 방문 직후 취해졌다고 한다. 현재로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만에 하나 중국 정부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치졸한 일이다.
중국은 스스로를 대국이라 칭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마늘 파동부터 2017년 사드 한한령(限韓令)에 이르기까지 걸핏하면 보복 카드를 휘둘러 한국을 겁박했다. 보복의 양상은 최근 들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민관 분야 행사들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가 하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지했던 중국인 단체 여행을 대부분 허용하면서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아직까지 막고 있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2030 국제 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한국의 외교전에 훼방을 놓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공조를 복원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의도일 것이다. 미·중 전략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중국의 갑질과 보복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 할 말은 하되 불필요한 오해를 풀기 위한 소통도 소홀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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