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혼다, 한국서 희비… ‘하이브리드’가 갈랐다

한재희 기자 2023. 8.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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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와 혼다가 한국 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 차들은 그동안 하이브리드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정작 혼다는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희미해진 효과를 도요타가 제대로 누렸다"며 "현재 가솔린 2개 모델만 판매 중인 혼다도 하이브리드 신차가 나와야 반등을 노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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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풀리며 일본차 질주
도요타-렉서스 판매 77% 증가
하이브리드-전기차 신차 효과
가솔린 중심 혼다는 여전히 부진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와 혼다가 한국 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토요타는 불매운동의 긴 터널을 지나 반등에 성공했지만 혼다는 여전히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두 기업의 실적을 가른 요소는 ‘하이브리드 신차’였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올 1∼7월 한국 내수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인 ‘도요타’(4600대)와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8038대)를 합쳐 1만263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26대를 판 것과 비교해 1년 새 77.4% 늘었다. 특히 2019년 한일 무역분쟁이 촉발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던 렉서스는 올해 1∼7월 8038대를 판매하며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렉서스는 2018년 같은 기간 7017대를 팔았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혼다코리아는 올해 1∼7월 604대 판매에 그쳤다. 2019년 같은 기간 6152대를 판매했던 것을 고려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특히 올 7월 월간 판매량은 31대로 혼다코리아가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2004년 4월(2대)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국내에 둘뿐인 일본 자동차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하이브리드 신차였다. 일본 차들은 그동안 하이브리드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정작 혼다는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혼다는 국내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와 미니밴인 오디세이 등 2종을 모두 가솔린 모델로 내놨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 화재 이슈, 충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말까지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누적 등록대수는 31만 대 증가해 같은 기간 17만 대가 증가한 전기차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한국토요타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한국토요타 제공
혼다와 달리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는 올 초부터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모델을 공격적으로 내놨다. 도요타 3종(하이랜더 하이브리드,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크라운 하이브리드), 렉서스 2종(RZ 전기차, RX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을 내놨다. 여기에다 올해 2, 3종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모델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 하이브리드
또한 렉서스의 대표 모델인 준대형 세단 ES가 올 1∼7월 5033대 판매돼 전체 수입차 모델 중 5위, 하이브리드 수입차 중 1위를 달리며 반등을 이끌고 있다.

혼다가 올 4월부터 차량을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한 부분도 아직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정찰제로 판매하다 보니 현장에서 수입차 딜러에게 특별 할인을 받으면서 살 때보다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하반기(7∼12월) 신차 출시를 앞둔 공백기에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이 없었던 것”이라며 “중형 세단 어코드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출시하고, 준중형 SUV인 CR-V 하이브리드 모델과 준대형 SUV 가솔린 모델인 파일럿도 국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희미해진 효과를 도요타가 제대로 누렸다”며 “현재 가솔린 2개 모델만 판매 중인 혼다도 하이브리드 신차가 나와야 반등을 노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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