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라 망신 잼버리…부산 엑스포 준비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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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진행 중인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국가 망신을 시키고 있다.
급기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행사 중단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에 알린다'는 명목으로 열린 잼버리가 국격에 심대한 타격을 준 국제행사로 전락한 게다.
정부는 '세계 최대 청소년 국제행사'를 엑스포 유치 활동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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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진행 중인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국가 망신을 시키고 있다. 한낮 체감온도가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에도 대규모 야외행사를 강행한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까지 겹친 탓이다. 바다를 메워 조성한 야영장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등 행사 준비도 부실했다. 1991년 강원도 고성 잼버리대회에 이어 32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159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제 나라로 돌아가 불만을 쏟아낸다면 대한민국 이미지 추락은 뻔하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막 당일에만 한꺼번에 4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쏟아지는 등 폭염에 취약하고 열악한 장소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극한 더위에 온열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각국 청소년이 계속 늘었다. 그나마 중증 환자는 없었지만 폭염 속에 대회가 치러질 경우 심각한 환자가 나올 수 있었다. 소방 당국은 일부 프로그램 중단과 축소를 요청했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진행했다. 2017년 유치에 성공한 이번 대회는 잼버리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런데 6년의 준비 기간과 10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모든 것이 부실 투성이었다. 강한 햇볕을 피할 나무 한 그루 없는 간척지에 배수 공사도 제대로 못했다. 형편 없는 샤워 시설과 부족한 화장실 등으로 청소년 ‘생존 게임’이 돼 버렸다. 세계가 안전 문제를 걱정할 지경이었다. 급기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행사 중단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뒤늦게 정부가 나서 대책을 강구해 행사 취소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4500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가한 영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3개국이 야영지에서 철수했다.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에 알린다’는 명목으로 열린 잼버리가 국격에 심대한 타격을 준 국제행사로 전락한 게다. 우여곡절 끝에 오는 12일까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부산시 등 지자체와 민간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반면 6일 계획된 K팝 공연이 오는 11일로 미뤄지는 등 행사 파행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세계 최대 청소년 국제행사’를 엑스포 유치 활동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에서 “행사 준비와 관련 모든 단계에서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중 가장 무더운 8월 초순 열리는 행사를 두고 폭염 대책은 고사하고 위생 보건 등 행사 진행과 관련한 모든 부문이 부실해 국제적인 불신을 사고 말았다. 우선 일정을 무사히 마친 뒤 운영 문제와 정부 대응 등 이번 사태 원인과 책임 소재를 따질 일이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에서 정밀한 대처가 필요하겠다. 초대형 국제행사인 엑스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긴장감을 갖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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