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에 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 20명 수사… 민주, 강력 반발
全大때 20명에 6000만원 살포 혐의
檢, 영장심사서 수수 의심 명단 제시
거론된 野의원 “악의적… 명예훼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4일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들은 물론이고 송영길 전 대표에게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 의원과 무소속 이성만 의원에 대해 4일 열린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 20명가량의 명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수사가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지목한 것으로 알려진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의혹을 부인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여당은 “전방위적 매표 행위”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 검찰, 돈봉투 수수 의원 특정 주력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6일 오후 윤 의원을 불러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경위와 이를 수수한 의원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윤 의원이 4일 구속된 이후 첫 조사다. 검찰은 최장 20일 동안 윤 의원을 조사해 돈봉투를 받은 의원 명단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이어 경선캠프로 유입된 불법 자금의 흐름을 규명한 다음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4일 법원은 “증거 인멸이 염려된다”며 윤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경 송 전 대표의 당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수감 중),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 중) 등과 공모해 6000만 원의 자금을 마련하고 이 무렵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이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일정 관리를 맡은 전직 비서관과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출입 기록 등을 바탕으로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20명 정도를 특정한 상태다. 4일 진행된 윤 의원과 이 의원의 영장심사에서 검찰은 이 명단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돈봉투 일부가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2021년 4월 28일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조찬모임’에 7명 안팎의 의원이 실제 참석한 것을 파악하고 영장심사에서 설명했다고 한다.
반면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 이 의원에 대한 영장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검찰은 현역 의원들에게 직접 돈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는 윤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수사에 별다른 지장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
● ‘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들 일제히 반발
검찰이 영장심사에서 제시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에 나섰다. 백혜련 의원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자신은) 당시 최고위원 후보자로 특정 캠프로부터 돈봉투를 수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영호 의원도 “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 전원을 검찰이 돈봉투 수수자로 특정 짓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 또한 “송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한데 묶어 수수 혐의자로 낙인찍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황운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지지 모임 참석 여부부터 규명돼야 할 사안이지만 지지 모임 참석을 돈봉투 수수 의혹이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썼다.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을 비판하며 반박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근거 없이 많은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잘 판단해서 대응하겠다”면서도 “검찰이 분명한 증거가 있을 때 그런 (이름을) 이야기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윤 의원의 구속도 부끄럽지만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할 국회의원들이 되레 검은돈을 주고받고, 표를 몰아주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만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고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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