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열 스트레스
극단적인 폭염에 매일매일 ‘열받는’ 날들의 연속이다. 35도 안팎의 숨막히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23명 나왔다. 사람잡는 살인적인 더위다.
폭염은 전북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도 망쳐 버렸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10대 청소년들이 야영을 하며 각국 문화·전통을 체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축제다. 158개국에서 4만3천여명이 참가했다. 그런데 폭염으로 행사장이 한증막으로 변해 1천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현장은 ‘생존 체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4천500명의 대원을 파견한 영국이 먼저 철수했다. 미국 대표단도 떠났다.
폭염으로 ‘열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열 스트레스 지수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국제표준화기구에 등록한 지수인 ‘습구흑구온도’를 말한다. 지수에는 기온과 습도·일사량·풍속 등이 함께 반영된다. 열 스트레스는 습도가 높을수록 높다. 온열질환자 수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기온이 오르며 인체가 받는 ‘열 스트레스’도 증가한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8월 열 스트레스지수는 30.6도다. 온열질환 발생은 지수가 30도를 넘을 때 급증해 32도 이상 구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기상청은 온실가스가 현재와 큰 차이 없이 계속해서 배출되고 개발이 확대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 근거하면 이번 세기 말(2081∼2100년) 열 스트레스지수는 35.8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극심한 열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기간은 평균 3.5일인데 이 시나리오라면 77.6일까지 계속 열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라 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반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감소하면 지수가 31.2도 정도로 억제된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높은 열 스트레스의 지속 기간은 27.5일이다. 폭염 같은 이상 기후는 반복되고 점증한다. 먼 미래 얘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더운 지구’를 조금이라고 늦출 수 있게 너 나 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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