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먼지와 햇빛이 뒤섞여 끓는 불덩이 같은 뜨거운 공기. 올해 여름도 마찬가지로 지구는 고통스러운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이 되기도 전부터 춥고 덥기를 반복했고, 지난 6월은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미국 전체가 역대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금 지구는 계속해서 급격한 변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계속 맞이하고 있다. 전례 없는 홍수 피해, 침수로 인한 사망, 매년 사상 최고의 폭염, 무더위 라는 뉴스를 연례행사처럼 무덤덤하게 넘어가야만 할까? 대규모 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간헐적 위기감을 느낄 뿐 적극적인 실천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미술이 환경 주제를 다루는 것은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다. 르네상스 시대 이전부터 자연을 단순히 향유하고 작품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동물의 뼈나 쓰레기, 폐품을 오브제로 활용하는 누보 레알리즘(Nouveau réalisme)등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예술작품도 생겨났다. 또 자연을 소재로 자연 안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대지미술도 생태미술의 일부분이다. 환경에 관한 관심은 기후위기로까지 이어지는데 최근 5년간 계속해서 ‘인류세(Anthropocene)’ 담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질학계에서 시작된 인류세 담론은 지금의 기후위기의 원인 인간에게 있음을 지칭하는 용어다. 파울 크뤼첸에 의해 널리 알려진 ‘인류세’는 ‘인류(Anthropos)’와 지질학적 시기를 구분하는 단위인 ‘-세(-cene)’의 합성어로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인 홀로세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만들었다는 개념이다. 미술과 환경이라는 서로 다른 개념이 만나는 지점에서 많은 예술 기관과 예술가 그리고 큐레이터까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동참하는 추세다.
작품의 주제에 이어 ‘지속가능한’ 예술을 위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생활권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 미생물, 박테리아 등과 같은 비인간적 존재 소통 방식에 주목해 위기를 기회로 선보이는 예술가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동시대 미술 실천을 위해 올라퍼 엘리아슨, 에드워드 버틴스키, 멜 친, 마야 린, 아그네스 데네스, 에이미 발킨, 이브 모셔, 메리 매팅리, 오톨리스 그룹, 크리스 조던, 타니아 코바츠 등 사회활동가를 자처하는 많은 작가가 기후위기와 관련된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탄소저감’을 실천할 수 있을지 우리의 생활에 빠질 수 없는 고질적인 현실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 전시 종료 후 발생하는 폐기물, 사용되고 버려지는 석고 보드와 가벽, 각종 인쇄물을 생각해 보자. 오늘도 쓰레기봉투를 묶으며 생각한다.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는 전시 과연 가능할까? 지속적인 인식과 끊임없는 관심으로 지구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가장 최악이 아닌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생명체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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