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잼버리대회, 정부는 특단의 대책 세우고 끝까지 책임져야

경기일보 2023. 8.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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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 전북 새만금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으로 국제적 망신 속에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4천400여명의 가장 많은 대원이 참석한 영국은 이미 토요일부터 짐을 싸 서울로 퇴소하고 있으며, 미국은 평택 미군기지로, 싱가포르는 별도의 숙소로 이동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도 잼버리조직위원회에 조기 종료와 일부 행사 취소를 권고했으며, 세계적인 외신들도 잼버리대회의 준비 부족과 온열 환자 및 해충 피해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어 한국의 발전상을 알려 국격을 높이려던 잼버리대회가 오히려 국격을 추락시키는 대회로 변모했다.

지난 4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잼버리 영지 내 병원을 찾은 환자는 1천486명이었고 이 중 벌레 물림은 383명, 피부 발진은 250명, 온열 질환은 138명에 달한 것으로 발표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진자도 70명이 발생해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생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가 하면, 화장실도 오물을 처리하지 않아 엉망이고, 식사의 질도 낮아 불만이 대단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이 장기간의 폭염과 씨름하면서 잼버리 참석자 수백명이 앓아 누웠다”고 전했으며, AP통신은 “잼버리를 광대하고 나무가 없는, 더위를 피할 곳이 부족한 지역에서 개최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준비 부족을 비판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4일 긴급회의를 갖고 잼버리 안전 대책으로 전기 공급 용량 증설과 쿨링텐트·버스와 얼음물 공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무제한 생수 공급과 같은 특명을 지시했고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삼성·HD현대·한진 등 대기업이 총력지원하고 있지만, 이런 조치는 ‘사후약방문’이 되고 있다.

잼버리대회의 파행 운영은 이미 예고된 것이다. 지난해 7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사전 행사인 ‘프레잼버리’가 개최 14일을 앞두고 기반 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취소되는 일까지 있었다. 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문제점이 지적했는데 그동안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지난 5일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열고 예정대로 잼버리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폭염이 계속되고 태풍 ‘카눈’까지 덮칠 가능성이 있어 불안하다. 정부는 특단의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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