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73] ‘테일러노믹스’
“Don’t blame me, love made me crazy/If it doesn’t, you ain’t doin’ it right(날 비난하지 마, 사랑이 날 미치게 한 거야/미치지 않았다면, 제대로 사랑하지 않은 거야).”
2000년대 이후 세계 팝 음악의 넘버원으로 미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를 꼽는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2006년 데뷔 앨범부터 2022년 10집까지 모두 4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으며 아티스트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 트로피를 무려 세 개나 움켜쥐었다. 그래미가 아무리 백인 뮤지션을 편애한다고 하지만 전설의 비틀스나 밥 딜런, 마이클 잭슨도 한 번 이상 받지 못했으며, 1980~1990년대를 달군 록밴드 U2와 싱어송라이터 폴 사이먼이 두 번 받았을 뿐이다.(폴 사이먼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 시절에도 한 번 받아서 통산 세 개의 트로피로 테일러 스위프트와 동수다.)
내슈빌의 컨트리 가수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보수적인 미국 백인층에게 잠시 어필하다 나이 들면 사라질 그저 그런 가수 중 하나로 보였던 테일러 스위프트는 청량한 외모 뒤에 감춰진 집요한 노력과 의지로 여성 뮤지션에게 씌워진 다양한 편견과 한계를 정면돌파하며 우먼 파워의 기수가 되었다.
2023년 3월부터 시작한 월드 투어는 연일 매진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이미 10억달러 수익을 거두었으며 이는 역대 투어 수입의 기록을 깬 것이라고 한다. 그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는 식당과 호텔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전부 회복되었다며 이를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고 표현했다.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에서도 공연을 해달라고 간청한 것이 우연은 아닌 듯하다.
그는 이미 20대에 포브스가 선정한 여성 부호 100인에 들었다. 100명 중 20대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유일했다. 선정성에 기대지 않고 정상에 오른 그의 위대함의 또 다른 이유는 기부 여왕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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