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난으로" 살인 예고자들의 허탈한 변명…엄벌로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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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시간을 적시한 '살인 예고' 온라인 글 게시로 사회 불안을 증폭한 54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가 여럿이고 군인까지 포함돼 있다니 실망스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다.
경찰력 등 사회적 자원 낭비가 너무 크다.
협박·특수협박을 넘어 살인예비·상해예비 등 광범위한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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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시간을 적시한 ‘살인 예고’ 온라인 글 게시로 사회 불안을 증폭한 54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가 여럿이고 군인까지 포함돼 있다니 실망스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다.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더욱 기가 막힌다. 혐의자 상당수는 “장난으로 게시했다”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다” “스트레스 풀려고 올렸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경찰이 사상 첫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할 정도의 비상 상황을 초래한 점을 고려하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경찰력 등 사회적 자원 낭비가 너무 크다. 경찰은 인파 밀집지 247곳 순찰에 경찰관 1만2000여 명과 총기로 무장한 특공대(SWAT) 128명을 투입했다. 서울 강남역 등 범행 장소로 예고된 11곳에는 장갑차까지 배치해야 했다. 시위 대처에 경찰 병력을 대거 투입하는 바람에 이태원 참사 대처가 늦어진 점을 생각하면 아찔함이 커진다. ‘무섭다’며 외출을 자제한 탓에 발생한 소비 위축 등 경제 여파와 ‘치안 강국’이라는 국내외 평가가 추락한 것도 만만찮은 손실이다.
악의가 충만해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적잖다. 열차 안에서 “위험해, 도망가!”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열차가 비상 정차하고 대피하던 승객이 다치는 일도 벌어졌다. 검찰과 경찰은 초동수사 단계부터 서로 협조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협박·특수협박을 넘어 살인예비·상해예비 등 광범위한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그 다짐대로 엄중 처벌을 통해 혼란을 진정시키고 유사 범죄를 예방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불안감이 극도로 확산한 지금 막지 못하면 허위 정보 유포로 인한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지난달에도 롯데월드타워와 올림픽공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행사가 중단되고 긴급대피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가짜 정보 무차별 유포에 대처하려면 공권력 강화도 시급하다. 현장 경찰의 재량권을 확대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엄벌 받는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심어줘야 한다. 너무 엄격한 공권력의 총기 사용 규정도 재점검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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