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 온도 40도 녹조 공습 ‘기후위기 경고’

오세현 2023. 8.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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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은 최근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했다.

이번 녹조는 기후위기의 경고다.

홍은미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이번 여름 장마가 길었고 곧바로 폭염이 이어진 점이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기후위기의 징조로 해석이 가능하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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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열대화 시대 강원도가 끓는다] 1. 소양호 상류 녹조 심각
인제 소양호 상류 한낮 34.9도
군축교 아래부터 4㎞ 녹조 발생
긴 장마·극한 더위 녹조 원인
강원도 대응 매뉴얼 공유 필요

UN은 최근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했다. 강원도도 예외는 아니다. 여름 동해안에 오징어가 사라지고 상어가 출몰하고 있다. 소양강 상류에서는 대규모 녹조가 발견됐다. 유래없는 폭염에 강원도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지구 열대화 시대와 강원도의 현실을 짚는다.


[지구열대화 시대 강원도가 끓는다] 1. 소양호 상류 녹조 심각

지난 5일 찾은 인제 소양호 상류지역. 강을 가득 메운 녹조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인제 군축교 인근에서 시작된 녹조는 38대교까지 이어졌다. 거리만 4㎞. 지난달 28일 발생한 녹조는 열흘이 지나도록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건져올린 녹조만 하루 평균 9000㎡에 달한다. K-water 측은 군축교 일원에서 13㎞ 떨어진 양구대교까지 확산망지망을 설치했지만 녹조 특성상 건져올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원주환경청에서도 선박 1대를 지원, 선박 2대가 동원돼 녹조를 건져올리고 물의 순환을 돕고 있다.

소양강댐 상류에서 이 같은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water 소양댐지사 관계자는 “그동안 소규모로 녹조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상류를 뒤덮은 적은 처음”이라며 “이번 여름 유독 기온이 높아 광합성이 활발해지면서 녹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5일 기준 인제의 낮 최고기온은 34.9도로 집계됐다. 수면 위의 온도는 40도에 육박한다는 게 K-water측의 설명이다. 기온이 내려가야 녹조가 진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 하순은 돼야 소양호 상류가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대규모 녹조에 인제 주민들도 놀랐다. 인제읍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7) 씨는 “살면서 인제에서 저런 녹조는 처음 봐 깜짝 놀랐다”며 “그동안 이런 녹조는 남의 지역 얘기인 줄 알았다”고 했다.

 

▲ 도내지역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제 소양호 상류에녹조 현상이 발생, 온통 녹색띠를 이루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한강 최상류이자 수도권 식수원인 인제 소양호 일대는 지난 1973년 소양강댐 건설 이후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진교원

이번 녹조는 기후위기의 경고다. 처리과정에서 정화돼 수돗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녹조가 발생했다는 것은 물이 오염됐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은미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이번 여름 장마가 길었고 곧바로 폭염이 이어진 점이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기후위기의 징조로 해석이 가능하다”고했다. 이어 “질소와 비료·분뇨에서 발생한 인이 기후조건과 만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녹조의 광합성과 폐사가 반복되면 물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어패류 폐사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강원도도 대규모 녹조 발생에 대비해야 할 때가 됐다. 홍 교수는 “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던 녹조가 청정지역인 소양강댐까지 북상하고 있으니 매뉴얼을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K-water 측 관계자 역시 “녹조 제거가 완료되면 세부적인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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