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개월 난맥 끝 CEO 뽑은 KT… ‘新관치’ 고리 이젠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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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시작된 이후 온갖 파행을 겪은 끝에 외부 출신 전문 경영인이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정해진 것이다.
구 전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난 뒤 KT 이사회는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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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분이 1%도 없는 민영기업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KT는 9개월 동안 정부와 여당의 노골적인 간섭을 받아 왔다. 작년에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자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민연금의 이사장이 “KT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하고 나선 게 신호탄이었다. 올해 1월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인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강조하기도 했다.
구 전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난 뒤 KT 이사회는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들만의 리그” “구 대표 아바타”라며 다시 비판에 나서자 올해 3월 말 자진사퇴했고, 이사회 구성원들도 대부분 물러났다. 결국 이사회를 새로 짜고, 그 이사회가 CEO를 공개 모집하느라 연매출 25조 원, 재계 순위 12위의 거대 통신기업 KT의 수장 자리는 5개월간 비어 있었다.
여권은 KT CEO 인선에 개입하면서 그 이유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모럴 해저드 해소’ 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정부 때 선임된 경영진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전 정부에서 선정된 CEO가 새 정부에서 퇴진 압박과 검찰의 수사를 받는 ‘KT 수난사’는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한순간만 방심해도 뒤처지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장기 경영 공백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영업이익은 급락했고, 투자는 대부분 중단됐다. 대표로 취임하게 되면 김 후보는 흐트러진 KT 조직을 추스르는 한편 인공지능(AI), 6G 통신 등 첨단 분야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KT 경영에 간여하는 ‘신(新)관치’적 언행을 일절 멈춰야 한다. 민영화된 지 20년 넘은 기업에 대한 경영 개입은 세계 10위권 시장경제 국가의 정부가 절대 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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