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개월 난맥 끝 CEO 뽑은 KT… ‘新관치’ 고리 이젠 끊어야

2023. 8.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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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시작된 이후 온갖 파행을 겪은 끝에 외부 출신 전문 경영인이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정해진 것이다.

구 전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난 뒤 KT 이사회는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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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시작된 이후 온갖 파행을 겪은 끝에 외부 출신 전문 경영인이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정해진 것이다.

정부 지분이 1%도 없는 민영기업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KT는 9개월 동안 정부와 여당의 노골적인 간섭을 받아 왔다. 작년에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자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민연금의 이사장이 “KT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하고 나선 게 신호탄이었다. 올해 1월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인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강조하기도 했다.

구 전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난 뒤 KT 이사회는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들만의 리그” “구 대표 아바타”라며 다시 비판에 나서자 올해 3월 말 자진사퇴했고, 이사회 구성원들도 대부분 물러났다. 결국 이사회를 새로 짜고, 그 이사회가 CEO를 공개 모집하느라 연매출 25조 원, 재계 순위 12위의 거대 통신기업 KT의 수장 자리는 5개월간 비어 있었다.

여권은 KT CEO 인선에 개입하면서 그 이유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모럴 해저드 해소’ 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정부 때 선임된 경영진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전 정부에서 선정된 CEO가 새 정부에서 퇴진 압박과 검찰의 수사를 받는 ‘KT 수난사’는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한순간만 방심해도 뒤처지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장기 경영 공백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영업이익은 급락했고, 투자는 대부분 중단됐다. 대표로 취임하게 되면 김 후보는 흐트러진 KT 조직을 추스르는 한편 인공지능(AI), 6G 통신 등 첨단 분야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KT 경영에 간여하는 ‘신(新)관치’적 언행을 일절 멈춰야 한다. 민영화된 지 20년 넘은 기업에 대한 경영 개입은 세계 10위권 시장경제 국가의 정부가 절대 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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