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음악의 순간들… 마지막 춤은 첼로와 함께

김여진 2023. 8.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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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
평창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참여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등 편성
예술감독 양성원 지휘 무대
최하영·미치아키 우에노 협연
유료관객 8899명·판매율 70.3%
온라인 중계·셔틀버스 등 호평
▲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공연이 지난 5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축제의 분위기 속에 11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5일 평창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끝으로 폐막했다. 지난 2월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양성원 예술감독에게는 부족한 준비 기간과 인원, 줄어든 예산 등 모든 것이 도전이었으나 첫 음악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공연 주제인 ‘자연’과 연상되는 곡을 매 프로그램마다 선보여 축제의 정체성을 다졌다. 20회의 메인공연과 더불어 8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등 매 공연마다 세밀한 자연의 풍경이 어우러졌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공연이 지난 5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의 협연자와 지휘자로 참여한 최하영, 미치아키 우에노, 양성원, 사미 라쉬드가 앙코르 곡으로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2번을 4대의 첼로 버전으로 깜짝 연주했다.

평창 알펜시아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폐막공연은 1부 멘델스존 ‘헤브리디스의 서곡(핑갈의 동굴)’을 시작으로 베토벤 ‘교향곡 4번’, 2부 드보르작 ‘첼로협주곡’을 선보였다.

1부 무대는 이번 음악제를 통해 처음 내한한 프랑스 출신 지휘자 사미 라쉬드(Samy Rachid)가 힘 있는 표현력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협주곡에서는 최하영이 1악장, 미치아키 우에노가 2·3악장을 책임졌으며 첼리스트인 양성원 예술감독이 지휘했다. 협연자와 지휘자 모두 더블 캐스팅이었다. ‘축제’라는 즐거운 관객 경험에 방점이 찍힌 듯 했다.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에는 아카데미 학생 5명이 참여하는 등 출연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현악기의 울림을 이끌어낸 악장 박지윤의 움직임과 프로그램의 주요 구간마다 빛을 발했던 클라리넷 김한의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공연이 지난 5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앙코르도 축제와 같았다. 최하영, 미치아키 우에노, 양성원, 사미 라쉬드 모두가 첼로를 잡는 순간 관객의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2번을 연주했다. 연속되는 춤곡처럼 앙코르는 멈추지 않았다. 이어 사미 라쉬드와 양성원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과 5번을 각각 지휘했다. 양성원 감독은 관객들을 지휘하며 박수를 유도, 모두가 하나된 자리를 연출했다.

일부 출연자의 늦은 도착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공연이 10분간 지연되자 양 감독은 무대에 올라 상황을 직접 설명하며 기지를 발휘했다. 양 감독은 “20개의 메인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미 내년 프로그램도 거의 다 짜여져 있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온 음악제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진행된 떠오르는 연주자 공연에서는 올해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에 선발된 차세대 실내악단 10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평창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양성원 지휘자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정통 클래식 기반 아래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모았다. 앞서 지난 4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신미정·박상욱으로 구성된 신박듀오와 김용걸 안무가의 발레 공연이 큰 반응을 얻었다. 발레리나 김지영과 발레리노 이재우·유주형이 무대에 올랐으며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봄의 제전’으로 강력한 인상을 안겼다. 노부스 콰르텟과 아레테 콰르텟의 공연은 실내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게 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 실내악 팀으로 꼽히는 노부스 콰르텟은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현악 사중주 1번으로 여전히 무서운 실력을 드러냈다. 톨스토이가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로 유명한 이 곡의 2악장은 우크라이나 민요가 활용된 작품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며 떠오른 아레테 콰르텟은 디눅 위제라트네의 ‘리사 게라르디니의 실종’을 아시아 초연했다. 쇤베르크 작품을 선보인 ‘정화된 밤’ 공연과 소프라노 서선영의 무대도 인기를 모았다.

▲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5일 평창 알펜시아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끝으로 폐막했다.첼리스트 최하영이 협연하고 있다.
▲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5일 평창 알펜시아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끝으로 폐막했다. 첼리스트 미치아키 우에노가 협연하고 있다.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는 폐막일 기준 콘서트 유료공연은 70.3% 판매율과 관람객 1만 1671명(오프라인 8899명·온라인 14개 공연 생중계 기준 2772명)의 성과를 기록하며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무대기술(협동조합 all)과 영상(스톤키즈)·사진촬영팀(브이팩토리) 등 도내 공연 전문 스태프들이 합류, 지역 전문인력들과의 협업해 긍정 평가를 받았다. 행사기간 30회 운영한 진부역과 알펜시아 간 셔틀버스도 호평받았다.

음악제는 고성DMZ 박물관에서 공연한 키이우 비르투오지의 연주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먼저 공유하기도 했다. 이 우크라이나 악단을 이끄는 예술감독 드미트리 야블론스키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싸운다. 지금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비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여진·김진형

▲ 지난 4일 신박듀오의 공연으로 펼친 발레 무대.
▲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지난 5일 평창 알펜시아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끝으로 폐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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