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 수비 골프’ 임진희, 생애 첫 다승…닥공 황유민은 OB에 ‘눈물‘(종합)
대회장과 20분 거리인 중문 출신 1호 골퍼
박민지·박지영 이어 올 시즌 세 번째 다승자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상금 순위 16위→5위
“올 시즌 다승왕 목표…더 분발하겠다”
슈퍼 루키 황유민은 OB 한 방에 아쉬운 준우승
6일 제주시의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하반기 첫 대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 임진희는 버디 1개를 잡고 보기 3개를 범해 2오버파 74타로 부진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황유민을 1타 차로 따돌린 진땀 우승이었다.
대회가 열린 블랙스톤 제주에서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 중문에서 태어난 임진희는 중문 출신 1호 프로 골퍼다. 임진희에게 이 대회 우승이 더 의미 있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2018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임진희는 생애 처음으로 한 시즌에 다승을 따내 기쁨을 더했다. 임진희는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 컵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7월 맥콜·모나파크 오픈과 올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매해 1승씩을 기록했다. 이번 우승으로 임진희는 처음으로 한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2승 이상을 기록한 건 박민지(25), 박지영(27)에 이어 임진희가 세 번째다.
임진희는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아 시즌 누적 상금 4억7028만9334원을 기록했고 상금 순위는 16위에서 11계단 뛰어 5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70점을 받아 10위에서 5위(281점)로 상승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임진희는 4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차례로 보기를 범하며 무서운 속도로 버디를 잡아내는 황유민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때 황유민의 퍼트는 신들린 듯했다. 1번홀(파5)부터 버디를 잡고 시작한 황유민은 8번홀(파5) 4.3m 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는 무려 9m 버디를 잡아냈다. 7~9번홀 3연속 버디를 앞세운 황유민은 임진희에 2타 앞선 선두를 달렸다.
황유민의 신바람은 오래 가지 못했다.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질주에 제동이 걸렸고, 15번홀(파4)에서는 티 샷이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면서 아웃 오브 바운즈(OB) 처리돼 더블보기를 범했다.
황유민이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기록한 뒤 1타 차 선두가 된 임진희는 차분하게 파 행진을 이어갔다. 10번홀부터 18번홀까지 모두 파를 기록한 임진희는 빈틈없는 수비 골프를 펼쳤다. 특히 10번홀(파4)과 12번홀(파4), 13번홀(파3), 17번홀(파4)까지 후반 9개 홀 중 4개 홀에서 그린을 놓쳤는데도 파로 막아낸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황유민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역전을 노리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려고 했지만 볼은 그린 앞 러프에 떨어졌고 결국 파를 기록해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진희는 18번홀에서 유틸리티로 티샷해 세 번에 끊어 가는 전략을 취했다. 11m의 긴 버디 퍼트를 남긴 임진희는 이를 핀 1m 거리에 붙여 파 퍼트를 넣은 뒤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개인 타이틀 중 상금왕, 대상도 있는데 저는 이상하게 꼭 다승왕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다승왕을 위해 더 분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유민은 아쉬운 티 샷 실수 하나로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4언더파 284타)에 만족해야 했다. 신인상 경쟁자인 김민별(19)과 방신실(19)이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바람에 황유민은 신인상 랭킹 1위(1605점)를 굳게 지킨 것이 수확이다. 또 상금 순위에서도 7위(4억419만원)로 올라섰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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