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③] '리딩' 노리는 하나금융…비은행 강화는 숙제

정소양 2023. 8.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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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반기 기준 첫 '2조클럽' 가입

하나금융은 '제1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승열 하나은행장 비상임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나금융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이 지난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2배 가까운 충당금을 쌓고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다만 지주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KB·하나·NH농협금융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우리·신한금융은 뒷걸음질 쳤다. 비은행 부문과 비이자이익의 성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주별로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금융그룹 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첫 상반기 중 당기순이익이 '2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하나금융이 '리딩금융'을 넘보려면 은행에 치우쳐진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20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이 반기 기준 '2조 클럽'에 가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리딩금융'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성장세는 '비이자이익'에 있다. 손익구조와 체질 개선으로 하나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지익은 무려 196.5% 증가한 1조3701억 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의 영향을 받는 이자이익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40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리스크 증가에도 유가증권·파생상품 트레이딩 실적 증대를 통한 매매평가익 증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 성장, 안정적 비용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하나은행, 실적 '역대급'…비은행은 아쉬워

다만 그룹 내 자회사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과 생명·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1년전 보다 33.9% 증가한 1조839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비이자이익이 338.6% 증가한 점과 효율적 비용 관리에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은행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1조6805억 원) 보다 앞섰으며, 1위인 KB국민은행(1조8585억 원)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취임 후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하나금융그룹

그러나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경우 상반기 34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 급감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도 25.8% 감소한 1211억 원의 순익을 거뒀으며, 하나카드도 38.8% 감소한 726억 원의 순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보험 부문 계열사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하나생명은 13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18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 은행 의존도 낮추기는 '숙제'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하반기 핵심 과제는 '비은행 강화'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전체 실적 내 은행 의존도는 91%로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62%, 64%로 60%대 비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KB금융·신한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비은행 강화' 숙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강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본격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의 제휴·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그룹 내 협업 활성화, 가속화를 통한 시너지 추진 등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하여 비은행 부문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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