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우주 차양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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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6월 필리핀 루손 섬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다.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1 라그랑주점(지구에서 태양 쪽으로 150만km 떨어진 지점·L1)에 거대한 차양막을 설치해 태양 복사에너지의 1∼2%를 줄이자는 구상이다.
우주 차양막은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는 반론(차르 바움 덴마크 오르후스대 교수)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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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대신 우주에 브라질 크기만 한 차양막을 띄워 햇빛을 차단하는 연구에 공을 들여왔다.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1 라그랑주점(지구에서 태양 쪽으로 150만km 떨어진 지점·L1)에 거대한 차양막을 설치해 태양 복사에너지의 1∼2%를 줄이자는 구상이다. 차양막은 L1에 달 표면의 먼지를 흩뿌리거나(미 유타대-스미스소니언 연구진) 빛을 굴절시키는 원통형 구름을 만드는 방식(로저 에인절 애리조나대 교수)이 제안됐다. 하지만 이런 차양막은 너무 크고 무거운 데다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구현이 쉽지 않다.
매사추세츠공대 연구팀은 지난해 7월 실리콘으로 만든 얇은 막 형태의 기포들로 거대한 뗏목을 사용하는 진전된 아이디어를 냈다. 우주 공간에서 기포를 부풀리는 방식이어서 비용이 덜 들지만 재료와 운석충돌 등 난제가 적지 않다. 최근 하와이대학 우주학자 이스트반 사푸니는 차양막을 소행성 같은 균형추에 고정하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안한 차양막은 3만5000t인데 현재 우주로 발사 가능한 무게는 50여t에 불과하다.
과학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유엔 등은 우주기술이 지구변화 대응의 게임체인저라고 본다. 에인절 교수는 전 세계가 협력해 매년 1000억달러씩 투입하면 25년 안에 개발과 배치를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우주 차양막은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는 반론(차르 바움 덴마크 오르후스대 교수)도 나온다. 근본 해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인데 임시방편이자 효과마저 불투명한 우주 차양막에 매달리는 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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