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의 ‘굴욕’…단체전 부진 만회커녕 개인전도 12년 만에 ‘노메달’
바람 적응에 실패하며 고전
안산, ‘천적’ 코폴드에 ‘발목’
단체전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자타 공인 세계 최강으로 꼽혀온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안산(광주여대·세계랭킹 4위), 강채영(현대모비스·15위), 임시현(한국체대)은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전에서 각각 케이시 코폴드(미국·11위), 노다 사쓰키(일본·73위), 마리에 호라츠코바(체코·46위)를 맞아 모두 패했다.
지난 2일 인도네시아에 져 사상 처음 단체전 16강에서 탈락한 데 이어 또 한번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여자 리커브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입상하지 못한 건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명예 회복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8강에 한국 선수 3명이 올라 내심 금·은·동메달 싹쓸이도 기대할 만했다. 하지만 빗방울이 떨어진 뒤 부는 바람 적응에 실패하면서 고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 3관왕 안산은 코폴드에게 또 발목을 잡혔다. 코폴드는 2년 전 대회 준결승에서 안산을 이기고 은메달을 땄다. 당시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안산으로선 좋은 설욕의 기회였다.
안산은 1·2세트를 코폴드에게 내주며 끌려갔다. 세 번째 세트 두 번째 발에 처음으로 10점을 쏘며 영점을 잡은 안산은 28-28 동률을 이루며 세트 점수 1-5로 따라붙었다.
4세트에서는 모두 10점을 쏘며 흐름을 가져왔다. 기세를 이어가 5세트에서 연속 10점을 쐈지만, 마지막 발이 9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부터 9시 방향으로 흐르던 화살이 이번에도 그 방향으로 향했다.
코폴드가 29점으로 동률을 이뤄 결국 세트포인트 6-4로 앞서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강채영과 노다의 경기에서도 뒤늦게 영점을 잡는 흐름이 이어졌다.
강채영은 1·2세트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세트 점수 3-5로 뒤진 채 맞이한 5세트를 이기면서 슛오프에 돌입했고, 10점을 쐈지만 과녁 중앙에 더 가까이 쏜 노다에게 준결승 티켓을 내줬다.
올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대표팀 막내 임시현도 호라츠코바에게 시종 끌려가다 세트 점수 0-6으로 완패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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