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 고향에서 웃었다
생애 첫 한 시즌 2승 고지 올라
“꿈인지 생시인지…다승왕 목표”
“고향 제주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가족들 앞에서 우승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선두로 출발해 2타 차 2위로 내려앉았던 임진희(25)가 재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한 시즌 2승 고지를 밟았다.
제주 중문이 고향인 임진희는 6일 제주도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202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으나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신인상 선두 황유민(4언더파 284타)을 1타 차로 뿌리치고 우승했다.
정규투어 6년차 임진희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컵 이후 3개월 만에 1승을 더하고 박민지, 박지영에 이어 올시즌 3번째로 2승을 달성했다. 2021 비씨카드 한경 레이디스컵, 2022 맥콜 모나파크 오픈 우승에 이어 처음 한 시즌 다승을 기록하며 통산 4승을 수확했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거머쥔 임진희는 시즌 상금랭킹 5위(4억7028만원)로 11계단 뛰어올랐다. 최민경에게 2타 앞선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임진희는 4, 5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은 황유민에게 추월당했다. 임진희에게 4타 뒤진 공동 7위에서 출발한 황유민은 1번홀(파5) 버디 이후 7~9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고 순식간에 2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두고 신인상 선두로 올라선 황유민은 거침없는 질주로 ‘2019년 임희정(3승), 조아연(2승) 이후 4년 만의 신인 다승’을 달성하는 듯했으나 후반에 3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12번홀(파4)에서 투 온에 실패해 첫 보기를 범하고 1타 차로 쫓긴 황유민은 15번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경계구역 밖(OB)으로 보내고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해 다시 임진희에게 1타 차 선두를 내줬다.
후반 9개 홀에서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1타 차를 지킨 임진희는 “18번홀 티샷을 칠 때 캐디 오빠가 무조건 우드로 끊어가라고 해서 선두인가 생각했고, 3번째 샷을 치면서 스코어보드를 봤다”면서 “올해 첫 우승을 빨리 해 다승왕을 목표로 삼았는데, 꼭 이루고 싶은 다승왕을 향해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결정적인 티샷 실수로 우승 문턱에서 내려온 황유민은 준우승 상금 1억1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7위(4억419만원)로 올라섰다. 신인상 포인트 160점을 보태 1605점으로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한 2위 김민별(1412점), 3위 방신실(1050점)과의 간격을 벌렸다.
첫날 6언더파 66타를 치고 선두로 나서 홀수해 우승 희망을 밝혔던 이소영은 박현경, 최민경과 공동 3위(3언더파 285타)로 마쳤다.
제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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