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수호신’…서진용의 ‘문단속’엔 실패가 없다
‘30세이브-0블론’ 리그 새 역사로
팀 내 ‘시즌 최다 세이브’ 가시권
“리그 1위 타이틀도 따내고 싶어”
프로야구 SSG의 문단속을 책임지는 ‘수호신’ 서진용(31)이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빠른 속도로 세이브를 쌓아가는 와중에 ‘블론세이브’는 ‘0’을 기록하며 리그 새 역사를 썼다.
서진용은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10회말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하며 SSG의 9-6 승리를 지켰다. 그는 노진혁에게 선두 타자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 타자 고승민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승기를 굳혔다. 박승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낸 서진용은 올 시즌 리그 최초로 3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번 시즌 구원 레이스는 서진용의 독주 속에 진행되고 있다. 그는 5일 기준 이 부문 2위인 두산 홍건희(22개)와 8개 차이로 앞서가는 중이다. 그의 진가는 블론세이브 개수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올해 3점 차 이하 리드 상황에 등판한 서진용은 상대에 단 한 번도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두산 홍건희(2개), KT 김재윤(2개), 롯데 김원중(3개) 등 올 시즌 10개 이상 세이브를 수확한 마무리 투수 8명 가운데 블론세이브가 없는 투수는 서진용밖에 없다. 이번에 서진용이 작성한 ‘30세이브-0블론세이브’는 리그 차원에서 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 나왔다. 압도적인 구위로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타이기록을 올렸던 2011시즌 오승환도 그해 5월20일 두산전에서 한 차례 블론세이브를 범한 적이 있다.
2011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7순위)로 SK에 입단한 서진용은 장기인 빠른 공과 포크볼을 앞세워 지난해에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도왔다. 다만, 시즌 후반 체력 저하 등 문제점을 노출하며 마무리 보직을 반납한 아쉬움이 있다. 첫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있는 올 시즌 그의 최대 강점은 위기관리 능력이다. 그는 현재까지 43경기에 등판해 44.1이닝 8실점(7자책)으로 1.42의 안정적인 평균자책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53으로 높은 편인데, 주자가 나간 상황에 더 안정적인 피안타율과 피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 중이다. 각각 0.323과 0.889를 기록 중인 서진용의 무주자 피안타율과 피OPS는 주자가 생기면 0.181과 0.494까지 떨어진다. 그는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자초한 위기를 놀라운 집중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지금 기세를 이어간다면 서진용은 야수로 전향한 하재훈이 2019시즌 SK(SSG 전신)에서 마무리로 뛰며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36개)를 넘어 40세이브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서진용은 “올 시즌 블론세이브 없이 리드를 지켜 승리에 기여하고 있는 점이 뿌듯하다”면서 “많은 위기 상황을 자초했지만,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 있게 타자와 대결한 점이 원동력 같다. 좋은 활약을 유지해 팀 최다 세이브를 경신하고, 리그 세이브 1위 타이틀도 따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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