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찾고, 치료하고…인간이 못하면 로봇이 한다

이정호 기자 2023. 8. 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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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대형 고글 쓰고 원격 조종
리어카 크기·하단 무한궤도 부착
재난 현장·전장서 부상자에 접근
대롱 모양 약품 꺼내 맞춤 처치도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이 최근 개발한 의료용 로봇이 모의 환자에게 접근해 응급처치를 시도하고 있다. 셰필드대 제공

의료진 접근이 어려운 위험한 재난 현장에 신속히 투입돼 부상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탱크처럼 하단에 무한궤도가 달린 이 로봇은 각종 의료장비를 차체에 싣고 험지에 쓰러진 환자에게 접근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은 최근 재난 현장에 투입돼 부상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의료용 로봇을 공개했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내놓은 동영상을 보면 로봇의 겉모습은 무한궤도가 달린 탱크처럼 생겼다. 대략 리어카 크기인 이 로봇은 원거리에 떨어진 운전자에 의해 원격 조종된다.

운전자는 별도의 실내 공간에 차려진 조종실에서 손으로 핸들을 다뤄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눈에는 대형 고글을 쓴다. 이 고글에 등장하는 영상은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찍은 것이다. 로봇 주변의 전 방향을 비춘다. 운전자는 이 영상을 통해 자신이 재난 현장에 직접 뛰어든 것 같은 사실적인 느낌을 받는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모의 환자인 마네킹에 의료용 로봇이 접근하는 장면이 나온다. 로봇은 자신의 두 팔을 이용해 대롱 형태의 각종 약품을 차체에서 꺼낸 뒤 들판에 누운 마네킹에게 주사기를 꽂는 듯한 동작을 한다.

팔에 대롱을 끼워 혈압을 재기도 한다. 이 로봇은 체온 측정도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연구진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이번 로봇은) 환자가 쓰러진 장소에 도착하고 나서 20분 안에 몸 상태를 확인한 뒤 필요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로봇은 전장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생화학무기 등이 살포된 지역에는 의료진이 즉각 투입되기가 어려운데 이 로봇이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로봇이 측정한 환자의 몸 상태를 원격에 있는 운전자에게 전송하는 기능도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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