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망각의 화가’ 임군홍을 아십니까?

김석 2023. 8. 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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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앤문화 시간입니다.

일제강점기 뛰어난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화가가 있습니다.

'망각의 화가'로 불리는 임군홍 화백인데요.

그동안 화가의 유족이 고이 간직해온 귀한 그림들이 전시장에 나왔습니다.

김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곱게 차려입고 흰 장미 꽃다발을 든 여인.

거침없는 붓질에 보라색 배경까지 신비로운 매력이 감돕니다.

같은 화가가 그렸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야수파의 거장 마티스의 화풍을 떠올리게 하는 화가의 대표작입니다.

임군홍.

일제강점기에 중국으로 진출해 사업을 일구는 와중에도 독학으로 그림을 익혀 부단히 열정을 쏟았고, 다양한 화풍을 섭렵하며 자기만의 예술 세계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해방 이후 뜻하지 않게 이념 대립의 희생양이 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고, 1950년, 전쟁의 혼란 속에 끝내 북으로 갑니다.

1984년에야 첫 전시가 열렸을 만큼 임군홍은 그동안 철저하게 잊힌 존재였습니다.

화가가 남쪽에서 그린 마지막 그림 '가족'.

당시 세 살배기였던 아들은 어느덧 일흔다섯이 돼 기억에 전혀 없는 아버지를 그립니다.

[임덕진/임군홍 화백 아들 : "아버님이죠. 뭐. 그렇죠. 마지막 남기신 거니까. 그래서 요게 아버님의 이제 어머니이신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대소상이 될 때까지 마루 이젤에, 한 귀퉁이에 그대로 걸려 있었습니다."]

근대 화가로는 손에 꼽을 만큼 많은 작품을 남겼고, 1940년대 중국 풍경을 그토록 많이 그린 화가도 임군홍이 유일합니다.

유족이 함부로 처분하지 않고 고이 간직해온 덕분에 작품도 대부분 온전하게 남았습니다.

[임덕진/임군홍 화백 아들 : "새롭게 근대를 한번 열어보고 비추고 이제 우리가 다시 한번 화려하게 부활시켜보자. 아버지 그림을 연구함으로써 그런 걸 한번 해보면 어떻겠는가…"]

유화부터 수채화, 드로잉까지 화가 임군홍의 진가를 보여주는 작품 110여 점이 관람객을 맞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전유진/자막제작: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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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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