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도 축구는 못 참지”…우승 축하 사진에 딱 걸렸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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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우승에 열광하던 시민들. [사진 제공 = EPA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리스트에 오른 중범죄자가 11년 만에 붙잡혔다. 고향 팀 나폴리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을 즐기다가 사진에 딱 찍힌 탓이다.

6일(한국시간) AP 통신은 이탈리아 나폴리에 본부를 둔 카라비니에리 군사경찰이 나폴리 마피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빈첸초 라포르타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폴리의 악명 높은 ‘카모라 마피아’와 밀접한 인물로 전해진다.

이미 조직범죄, 사기,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가장 위험한 현상수배범 100인’ 리스트에 그의 이름을 올리고,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번번이 수배에 실패했다. 이렇게 그는 무려 11년 동안이나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그리스 코프푸섬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보조 요리사로 근무하며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실제 주변인들은 그가 수배 중인 중범죄자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 = EPA 연합뉴스]
그의 정체는 ‘축구를 향한 열정’에 발각됐다. 지난 5월 5일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자 기쁨에 겨웠던 라포르타는 식당 발코니로 나와 나폴리를 상징하는 하늘색 머플러를 흔든 탓이다.

이 장면은 우연히 팬들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찍혀 SNS에 공유됐다.

해당 사진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감시망에도 흘러갔다.

이후 이탈리아 군사경찰과 그리스 경찰이 합동으로 검거 작전을 펼쳤고, 라포르타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일 스쿠터를 타고 한가하게 길을 가다가 체포됐다.

검거 순간 라포르타는 한가하게 코르푸섬의 풍광을 즐기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징역 14년 4개월 형이 확정된 그는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라포르타의 변호사는 “라포르타는 그리스에서 새 가족과 새 삶을 시작했다. 9살 아들이 있고, 심장 질환도 있다”며 “그가 송환되면 가족은 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라포르타를 검거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라포르타는 나폴리가 우승하자 참을 수 없었다”며 “축구와 나폴리를 향한 열정이 그를 배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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