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정부 요청에 90개 관광 프로그램 ‘급조’
준비 시간 촉박해 부실 논란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조기 퇴소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대체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영지 내 야영 프로그램 대신 전국 관광·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대체 프로그램들도 각 지자체가 급히 만든 것이어서 부실 운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총 90개 프로그램을 추가 마련했다”며 “스카우트연맹 측과 구체적인 일정이 협의되는 대로 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관광 일정은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와 충북 청주 청남대 투어, 한국 전통사찰의 템플스테이 등이다. 경북 경주에서 전통문화와 역사를 배우거나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 등에서 유교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서울시도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을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야영할 수 있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물놀이 시설 운영 기간을 연장하고 한강공원 콘서트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대회 참가자 1만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관광코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대원들이 충북으로 오면 산하 연수원과 대학 기숙사, 호텔 등에 머물 수 있게 하고 관광지를 6일간 즐기는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있다. 강원도는 남이섬, 평창 올림픽 시설 등에서 4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각 지자체가 각종 대체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급조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름휴가철과 맞물려 전국 관광지가 붐비고 있는 데다 준비 시간이 짧아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기에는 촉박하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새만금에서의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프로그램 진행 시간도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미·강현석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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