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예고’ 검거, 신림동 사건 이후 54명…경찰 “가능한 법령 모두 적용”
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1명이 사건 발생 나흘째인 6일 끝내 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 사건 피의자 최모씨(22)가 운전한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피해자 A씨(60대)가 이날 오전 2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범행 한 달 전부터 휴대전화로 ‘신림동 살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서현역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서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그를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었다. 경찰은 7일 피의자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글’을 올린 작성자가 54명 검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살인 예고글 작성자에 대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의 살인 예고글 작성자가 검거됐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30명과 비교하면 23시간 만에 24명 늘었다.
온라인 살인 예고글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간간이 올라오다가 지난 3일 서현역 사건 이후 전국에서 폭증하고 있다. 검거된 이들 다수는 미성년자로, 이들은 대부분 “장난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47분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적은 10대 B군을 집에서 검거했다. 부산 서면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글 작성자는 해군 일병으로 확인돼 경찰이 헌병대에 신병을 넘겼다.
“살인 예고글 작성, 구속수사 검토”
검찰총장 “엄정 대응” 지시
경찰 ‘전국 수사부장 회의’
원주역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겠다고 썼다가 강원 영월군에서 붙잡힌 C군(17)은 자신이 쓴 글을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까지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후 전국 수사부장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우 국수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하여 살인 예고글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살인 예고글 작성자에 대해 “형법상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적용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의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검 각 부서장과 흉기난동 사건 발생 지역 지검장이 참석하는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해 수사 진행 경과 및 향후 계획 등을 보고받았다.
이 총장은 긴급회의에서 살인 예고글에 대해 “범행의 동기·배경·수단과 방법을 철저히 살펴 구속수사를 적극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은 “단순 장난으로 돌릴 수 없는,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치안 행정력을 적시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없도록 하는 범죄”라며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했다.
또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소지, 흉악범죄 발생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라”고 했다. 흉기난동 피의자에 대해선 “초동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유진·김태희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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