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강국도 옛말, 20년 뒤처져”…‘이 기술’ 못 잡으면 한국에 미래 없다
中 시리우스·日 미츠비시전기
올 1분기 14건으로 최다 기록
美인텔, 통신용 특허 11건 공개
벌써부터 기업간 합종연횡 치열
“국가안보 직결…각국 정부 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던 2020년과 2021년 반도체 공급난을 경험한 주요 선진국들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 공급망 구축에서는 이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 차세대 반도체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이 가능해 국방용으로도 폭넓게 쓰이고 있어 문자 그대로 ‘안보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허는 출원·공개·등록의 단계를 거치는데 공개 단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들 기업 관련 데이터는 효력이 발생하는 공개 단계 이후의 특허 활동으로 집계했다.
이들 기업 뒤를 이어 중국 이노사이언스(13건)와 독일 인피니언(10건)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중국 코어에너지·일본 로옴·중국 시안전자과기대학도 각각 9건을 기록했다.
대만 VIS(7건)·일본 도시바·미국 GM(각 6건) 등도 전력 GaN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주요 기업·기관으로 꼽혔다.
통신용(RF) GaN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인텔이 올해 1분기 11건의 특허를 공개·등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시안전자과기대학(9건), 중국 CETC(8건), 미국 울프스피드(5건), 일본 소니(3건) 등이 기술 개발의 결과물을 내놨다.
한국 기업·기관의 특허 등록은 삼성전자와 숭실대, 한국광기술원이 각각 1건씩 모두 3건이 기록돼 있다. 공개 특허는 삼성전자와 아모센스, 세미파워렉스, 엔트리움, 한국나노기술원이 각 1건씩, 웨이브로드가 2건을 올렸다. 공개·등록 특허를 합한 수치로는 삼성전자와 웨이브로드가 각 2건씩이다. 해외 주요 경쟁기업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GaN 소자는 고효율이라는 특성과 함께 전력밀도가 높아 5G와 LTE 등 이동통신 기지국 전력증폭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6G 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GaN과 SiC 등 차세대 반도체는 무한한 시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전력용 GaN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59%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통신과 레이더 등에 쓰이는 RF GaN 반도체 시장도 2028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시장 가능성뿐 아니라 이들 반도체가 각종 방위 산업과 민간용 레이더, 위성 통신에도 쓰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영구 성균관대 교수는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와 레이더 같은 분야는 시장 자체도 무시할 수 없지만 특히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점을 일찌감치 인식한 세계 주요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GaN 반도체를 전략 핵심 기술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투자에 나서 왔다.
이렇게 개발한 기술은 국가 차원에서 엄격한 관리에 들어갔다. 독일 인피니온이 지난 2017년 미국의 GaN 반도체 기업 울프스피드를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 정부가 ‘잠재적 안보 위협’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헸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미국 기업 EPC가 중국의 이노사이언스를 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둘러싼 특허 전쟁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일찌감치 공급망 협력에 돌입한 상태다. 일본 르네사스는 미국 울프스피드로부터 SiC 웨이퍼를 10년간 공급받는다는 협약을 맺었다. 미쓰비시전기·히타치·NEC의 반도체 부문을 통합한 르네사스는 2025년부터 SiC 전력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 방위산업에 쓰이는 GaN·SiC 반도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국내 유일의 RF GaN 반도체 팹(fab)을 운영하고 있는 웨이비스의 김현제 전무는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GaN 반도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소재 부품으로 정부에서 직접 개입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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