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방적 ‘방 빼라’ 통보, 전북 홈구장 강탈당하다

[뉴스엔 김재민 기자]

새만금 잼버리 행사 졸속 진행의 불똥이 전북 현대에 튀었다. 논의 없이 홈구장을 빼앗겼다.

전북 현대는 8월 6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K팝 공연행사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 따라서 다음주 진행 예정이었던 홈 2경기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북은 다음주에 열릴 홈 경기 일정을 급히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 9일 인천과의 FA컵 4강 1차전과 12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경기 모두 개최가 불가능해졌다.

앞서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과 김관영 전라북도지사가 참석해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기된 K팝 공연을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관영 도지사는 "구단이 다른 구장으로 옮기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전북 구단 측은 오후 2시에 사실을 전달받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한 일이었다. 협의 한 번 없는 일방적 통보였던 것이다.

일정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논의가 진행돼야 하며 상대팀의 일정도 맞춰야 한다. FA컵 경기까지 만 3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홈구장을 내주고 중립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북 팬들은 이날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경기에서 '관영씨! 협조? '협'박으로 '조'짐?', '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등 통천을 게시하며 도의 일방적 결정에 반발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주 시민이자 전라북도민으로서 일방적인 피해만 본 이들이다.

부실 운영으로 인해 발생한 짐을 K리그 구단이 떠앉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잼버리 행사 주최 측의 무능만 더 도드라지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엔 김재민 jm@